서울시가 신혼부부용 공공주택인 '미리내집'(장기전세주택2)을 2030년까지 1만7500호 추가 공급한다. 보증금 분할납부제와 우선매수청구권 개선 등 초기 주거비 부담을 낮추는 지원책도 함께 강화한다.
서울시는 1일 이 같은 내용의 미리내집 공급·지원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2024년 7월 첫 공급을 시작한 미리내집은 올해 8월까지 총 7108호가 공급됐고, 앞으로 매년 4000호 안팎을 꾸준히 확보해 2030년까지 누적 공급 목표를 채운다는 계획이다.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은 송파구 신천동 '잠실 르엘' 미리내집을 찾아 입주 신혼부부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총 1865가구 규모의 잠실 르엘에는 미리내집 98가구와 장기전세주택 100가구가 함께 들어서 있다. 특히 이 단지는 서울시가 지난 4월 도입한 '보증금 분할납부제'가 처음 적용된 곳이다. 입주 시 보증금 일부만 우선 내고 잔액은 일정 기간에 걸쳐 나눠 낼 수 있는 제도로, 잠실 르엘 미리내집 98가구 중 74가구(76%)가 이를 신청해 약 158억원의 초기 부담을 덜었다. 서울시 전체로는 올해 4~8월 미리내집 계약자 533가구 가운데 92%인 489가구가 이 제도를 이용해 총 765억원의 납부 부담을 완화했다.
내 집 마련 지원 문턱도 낮춘다. 서울시는 우선매수청구권의 자녀 수 인정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는 입주자 모집공고일 이후 출산한 자녀를 기준으로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하고 있고, 올해 초부터는 4자녀 이상 가구에 한해 입주 전 출산한 자녀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 기준을 완화해 더 많은 가구가 내 집 마련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주거 안정이 출산 결심으로 이어지는 흐름도 확인됐다. 올해 1월 미리내집 입주자 설문조사에서는 응답 216가구 중 36.6%인 79가구가 입주 후 출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출산 계획이 있다고 답한 비율도 84.7%에 달했다. 서울의 합계출산율은 2023년 0.55명에서 2024년 0.58명, 2025년 0.63명으로 2년 연속 올랐고, 올해 상반기 출생아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8.7%, 혼인건수는 10.9% 증가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오 시장은 "주거가 불안하면 결혼과 출산을 계획하기 어렵고, 아이를 낳더라도 안정적으로 키우기 어렵다"며 "신혼부부가 안심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내 집 마련까지 꿈꿀 수 있도록 주거사다리를 더욱 튼튼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