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가 코인이냐'…외국인 탈출에 '단타 지옥' 빠진 개미들

입력 2026-09-01 11:02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이른바 '단타' 매매가 급증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가 대규모 매도에 나선 물량을 개인 투자자가 대거 사들이는 상반된 투자 양상이 나타나면서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월 SK하이닉스의 일평균 주식 회전율은 11.4%에 달했다. 1년 전 같은 달보다 1.5배 이상으로 높아진 수치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회전율도 4.7%에서 7.8%로 1.6배로 뛰었다. 8월 한 달간 외국인은 SK하이닉스 주식 7조596억원어치를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2조6418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삼성전자 주식도 2조2878억원어치 사들였다.

이런 단타 급증은 국내 증시에서 뚜렷한 주도주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대형 반도체주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단기 투자 수요를 자극한 결과로 풀이된다. 과거 단타 자금이 몰렸던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종목의 회전율은 오히려 감소해, 투자 자금이 대형주로 이동하는 양상을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9월 증시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잔여액은 44조7000억원에 이른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확정된 자사주 매수세가 외국인 이탈 공백을 메우며 주가 하단을 방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경쟁 구도 변화도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LS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40만원에서 45만원으로 올린 반면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는 330만원에서 240만원으로 낮췄다. 정우성 LS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HBM4 양산이 실제 출하 증가로 확인되면 이익 추정치 상향과 가치 재평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경쟁사의 HBM4 시장 진입으로 독점적 지위에 따른 프리미엄이 정상화되는 과정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시장의 방향성이 불분명한 상황이 단기 매매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황산해 LS증권 연구원은 "상승 모멘텀이 꺾이고 주가가 횡보하는 국면에서는 방향성이 명확해지기 전까지 회전율 개선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현정 한경닷컴 기자 angele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