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의원직 겸직 여부를 둘러싸고 여권 지지층 내 여론이 양분되고 있다. 범여권의 양대 여론 주도자인 김어준씨와 이동형 작가가 정반대의 논리로 정면충돌하면서, 용 후보자의 거취 문제가 여권 내 주도권 갈등으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논란의 중심에는 용 후보자의 독특한 원내 입성 이력이 자리 잡고 있다. 용 후보자는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뒤 '제명(형식적 출당)' 절차를 거쳐 기본소득당으로 복귀했다. 이어 22대 총선에서도 범야권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로 출마해 당선되며 재선에 성공했다. 이후 다시 제명 절차를 거쳐 기본소득당으로 돌아갔다. 용 후보자는 전날 입장문에서 "비례대표 의원직 승계를 기본소득당이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제가 사퇴하면 당이 원외정당이 된다"며 "양해해달라"고 말했다.
두 차례 연속 민주당이 주도한 비례위성정당 플랫폼을 통해 배지를 단 만큼, 입각에 따른 비례대표직 사퇴 관례를 깨고 장관직과 금배지를 모두 유지하겠다는 입장에 대해 야당은 물론 여권 내부에서도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이동형 작가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용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하며 장관에 임명되면 의원직을 사퇴해 정권의 부담을 덜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작가는 "용 후보자가 비례 한 번 하고 나서 지역구에 관심이 있었던 것도 알고 있고, 민주당에서도 영입 의사가 없던 것도 아닌데 본인이 한 번 더 (비례를) 한 것"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장관 자리를 제의했으면 화답을 해야지, 계속 자기 욕심만 부리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년들은 힘들다는데 본인은 청년이면서 양손에 다 떡을 쥐려 하느냐"며 "대통령의 부담을 덜기 위해서라도 지금이라도 (장관직만)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안 그래도 (용 후보자의 비례대표 두번과 장관 지명을 놓고) 젊은 사람이 특혜를 받았다고 생각하는데 (청년들이) 더 배가 아파지고 이러면 이성적 접근이 불가능해진다"며 "일단 나쁜 여론은 용 후보자 본인이 내려놓고 무마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김어준씨 1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연합정치에 따른 승계 제도의 맹점과 소수정당의 존립권을 들어 의원직 유지가 불가피하다고 반박했다. 김씨는 "지역구는 사퇴하면 당 의석수가 줄기 때문에 아무도 사퇴 안 하듯, 장관 지명 시 사퇴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용 후보자의 경우는 연합정치의 제도적 공백"이라고 짚었다.
김씨는 "비례대표를 승계하는 것은 선거 당시 제출된 비례대표 후보자 명부에 따르는데 22대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연합 명부에서 용 후보자의 후순위는 기본소득당이 아니라 민주당 몫인 19번 고재순 후보(전 노무현재단 사무총장)"라며 "용 후보자가 사퇴하면 기본소득당은 원내 의석을 잃고 원외정당으로 전락해 정당을 유지할 물적·정치적 토대가 무너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인의 사퇴 문제가 아니라 정당 존립 자체의 문제이자 헌정사 최초의 사례"라며 "따를 관례가 없는 특수한 상황인 만큼 사퇴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김씨의 주장과 달리 여권 성향 주요 평론가들은 용 후보자가 의원직이든 장관이든 하나는 포기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는 편이다. 하헌기 전 민주당 부대변인은 "용 후보자가 보유한 비례대표 의원직은 유권자들이 용 후보자나 기본소득당에 직접 준 표로 얻은 것이 아니다"라며 "기본소득당 단독으로 유효투표의 3% 이상을 득표해 얻은 의석이라면 사퇴하지 않아도 무방하겠지만, 비례연합정당이라는 틀 안에서 배분받은 의석인 만큼 장관에 임명된다면 연합정신에 따라 의원직을 내려놓는 것이 맞다. 그렇지 않으면 대중의 눈에는 욕심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