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 백악관에서 국내 정유업체 및 연료 유통업체 경영진과 만난다고 CNBC 방송과 AFP 통신이 31일(현지시간) 전했다.
회동에는 더그 버검 내무부 장관과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이 배석할 예정이며, 대형 정유사는 물론 중소형 정유사와 유통업계 관계자까지 폭넓게 참석 대상에 포함됐다.
회동의 핵심 의제는 이란과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좀처럼 꺾이지 않는 휘발유 소비자 가격 문제다. 미국자동차협회(AAA) 집계 기준 올해 들어 평균 소매 디젤 가격이 57% 급등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테일러 로저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성공적인 에너지 지배력 의제가 주유소에서 소비자들이 가능한 최대의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리는 것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유 능력을 확대하고, 전체 공급망에 걸쳐 미국의 에너지 지배력을 더욱 발휘할 것"이라며 "미국 국민을 위해 (휘발유)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함께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정유업계가 국제유가 상승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면서도 주유소 판매가는 좀처럼 내리지 않는다며 불만을 제기해 왔다. 지난 3일에는 셰브런과 엑손모빌 등을 거명하며 공급 부족 상황에서 과도한 이익을 내고 있다고 비판하고, 이익의 일부를 국민에게 환원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이번에 유통업계까지 회동 대상에 포함된 것을 두고,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악재로 꼽히는 휘발윳값의 획기적인 인하를 거듭 압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초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 절반가량이 생활비 부담을 중간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꼽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생활비 대응에 대한 부정 평가는 약 70%에 달했다.
이번 회동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8일 베네수엘라 석유 매장량 650억 배럴에 대한 과반 통제권 확보를 발표한 직후 이뤄진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끈다. AFP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으로 빚어진 세계 원유 공급 차질을 베네수엘라산 원유 공급 확대로 상쇄하려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별개로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정유업체에 적용하는 재생연료 혼합의무 면제 규모를 연간 17억6000만 크레딧으로 최종 확정했다. 이는 당초 예고했던 9억9000만 크레딧의 약 두 배에 이르는 규모다.
재생연료 혼합의무는 휘발유·디젤에 에탄올, 바이오디젤 등 바이오연료를 일정 비율 섞도록 규정한 제도다. 이번 면제 확대는 연료 생산비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로이터는 이번 조치가 바이오연료 원료인 옥수수·대두 생산 농가의 반발을 감수하면서까지 휘발유값 안정을 꾀하려는 백악관의 폭넓은 정책 기조를 반영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