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의 초대형 기업공개(IPO)가 올 가을 미국 증시 상장을 앞둔 기업들에게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여기에 최근 9월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우려와 11월 중간선거로 상장이 일부 기간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공모 추진기업들에게 악재가 되고 있다.
앤트로픽의 기업공개는 스페이스X의 기록적인 IPO였던 862억 달러 규모의 기업공개에 버금가거나 혹은 그 이상의 자금 조달 규모로 투자자들의 쏠림이 예상된다.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향후 몇주안에 IPO 서류를 공개할 예정이다. 앤트로픽의 IPO가 임박해지면서 상장을 준비중인 다른 기업들은 상장을 서둘고 있으나 장기 투자자와 국부 펀드의 관심을 끄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올해 상반기 일론 머스크의 로켓, 위성, AI 기업인 스페이스X의 상장 직전 한 달 동안 14개의 대형 기업이 상장을 서둘렀던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그러나 성급한 상장은 성공적이지 못했고, 해당 기업들의 가중평균 주가는 9.5% 하락했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상장한 거래 규모 상위 10대 상장 가운데, 상장이후 공모가보다 오른 경우는 소프트웨어인수기업인 벤딩스푼스(50%) 데이터센터용 전력 인프라업체 포전트(12.6%), SK하이닉스ADR(8.1%), 스페이스X(4.8%) 등 4개 기업에 불과하다.
지열발전기업인 퍼보에너지, 분산형 발전 엔진시스템 업체인 이니오, 빌애크먼의 자산운용사 퍼싱스퀘어 등 상당수 대형 IPO기업이 공모가보다 20% 이상 하락했다.
스페이스X는 상장 첫날 급등했지만 변동성이 커서 5% 미만으로 올랐고 SK하이닉스 ADR도 상장 직후 엄청난 주가 상승에도 큰 변동성을 보이며 지난 주말 기준으로 약 8% 상승했다.
두 회사 모두 AI 관련 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 변화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미국에 신규 상장된 기업의 가중평균 주가 상승률은 5.6%로, S&P 500의 13% 상승률과 나스닥 100의 17% 상승률에 현저히 뒤지고 있다.
최소 10억 달러 이상을 조달한 16개 기업의 주가는 가중평균 4.2% 상승에 그쳐 평균보다도 더 부진했다.
다가오는 IPO는 11월 중간선거로 인해 기업들이 일정을 잡기가 더 어려운 상황이다. 바클레이즈의 미주 지역 주식 자본 시장 책임자인 롭 스토우 는 "9월에 연방준비제도 회의와 11월초 중간선거 등으로 상장이 일부 기간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몇 주 동안 IPO 계획을 발표하며 투자 유치에 나선 기업들은 AI 관련 기업들에 집중돼있다. 앤스로픽에 이어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인 엔스케일과 건강,체력,수면을 추적하는 스마트링 제조사인 오우라 헬스 등이 빠르면 9월 상장이 예상된다.
임시전력 공급업체인 아그레코와 태양광 및 배터리 저장 회사인 코볼트 파워는 앤스로픽보다 먼저 상장될 가능성도 있다.
소프트뱅크 그룹이 투자한 디지털 인프라 기업인 SB에너지, 로아크캐피털이 소유한 인스파이어브랜즈, 스위치 등도 11월 선거전에 상장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모건 스탠리의 글로벌 주식 자본 시장 공동 책임자인 에디 몰로이는 "특정 테마가 없는 IPO는 더 까다롭다"며 "AI 인프라 생태계나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과 같은 대형 테마에 막대한 자본이 집중돼 있어, 이러한 메가 트렌드와 관련이 없는 중소형 기업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가 더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