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시대 ‘가성비’를 앞세워 부활한 뷔페업계가 다음 성장 공식을 찾고 있다. 매장 수를 늘리는 데서 나아가 수요가 몰리는 핵심 점포를 대형화하고 메뉴를 대폭 늘리는 방식이다. 가격은 그대로 두되 한 매장에서 더 많은 고객을 받고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해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200평→350평 확장·메뉴 30% 늘려
2일 이랜드이츠에 따르면 지난 7월16일 리뉴얼한 애슐리퀸즈 그랜드NC송파점의 오픈 후 30일간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3% 증가했다. 통상 각종 모임이 몰리는 12월이 뷔페 최대 성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여름철에 거둔 이례적인 성적이다. 그랜드NC송파점은 지난 7월16일 문을 연 지 30분 만에 현장 대기 고객이 154팀에 달했다.
매출 급증의 배경에는 과감한 ‘대형화’가 있다. 이랜드이츠는 기존 약 200평이던 NC송파점을 340평으로 넓혔다. 면적만 약 70% 커졌다. 확장한 공간에는 애슐리퀸즈 최대 규모 샐러드바를 만들고 고객 동선과 좌석 배치를 다시 짰다. 메뉴 가짓수도 기존 소형 매장의 최소 구성과 비교해 최대 30% 늘렸다.
가격은 기존 애슐리퀸즈와 동일하게 유지했다. 평일 점심 1만9900원, 평일 저녁 2만5900원, 주말·공휴일 2만7900원이다. 같은 돈을 내더라도 송파점에서는 더 넓은 공간에서 더 많은 메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셈이다.
단순히 음식 가짓수만 늘린 것은 아니다. 즉석 그릴과 라이브 누들, 오픈 샌드위치, 아사이·요거트볼, 와인 페어링, 디저트 등 13개 코너를 새로 만들거나 강화했다. 고객이 원하는 재료와 토핑을 직접 선택해 음식을 완성하는 메뉴도 늘렸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53% 증가해 2.53배가 됐고 매장 면적은 약 1.7배로 늘었다. 이를 감안하면 평당 매출 역시 대략 49%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가성비’ 넘어 체험형 뷔페로 진화
오히려 외식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같은 가격에 공급 능력과 상품 구성을 동시에 키운 전략’이다. 외식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는 상황에서 가격을 낮추는 데는 한계가 있다. 대신 규모의 경제가 가능한 대형 뷔페는 가격을 유지하면서 메뉴와 공간을 확대해 소비자가 느끼는 가성비를 높일 수 있다.
뷔페의 업태 특성도 이런 전략과 맞아떨어진다. 단품 음식점은 테이블과 주방의 처리 능력이 매출을 결정하지만 뷔페는 샐러드바 크기와 좌석 수, 고객 동선이 동시에 수용 능력을 좌우한다. 수요가 충분한 점포라면 공간을 넓히는 것만으로 대기 고객을 추가 매출로 전환할 여지가 크다는 의미다.
성공 확인한 이랜드, 연내 3곳 추가
NC송파점이 이 같은 실험에 적합하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이 점포는 리뉴얼 전부터 애슐리퀸즈 매출 상위권에 속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주말 하루 방문객이 1000명을 넘었고 평일에도 300~700명이 방문했다. 이미 고객 수요가 확인된 점포의 규모를 키우는 만큼 신규 매장을 처음부터 출점하는 것보다 위험 부담이 낮다.
성과가 나오자 이랜드이츠는 대형화 모델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NC송파점과 같은 형태의 리뉴얼 매장을 연내 3곳 추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모든 점포를 똑같이 키우기보다 상권과 기존 매출, 배후 수요를 따져 대형화가 가능한 점포를 골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애슐리퀸즈의 외형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매출은 2022년 1600억원에서 2023년 2300억원, 2024년 4000억원, 지난해 5000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목표는 8000억원이다.
다른 외식 브랜드도 성장하고 있다. 이랜드이츠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당기순이익은 50% 증가했다. 같은 기간 피자몰과 델리바이애슐리, 로운의 매출도 각각 36%, 35%, 43% 늘었다. 이랜드이츠는 이들 브랜드를 연매출 500억원 규모의 차세대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고물가로 한 끼 가격이 높아지면서 여러 음식을 한꺼번에 먹을 수 있는 뷔페의 상대적인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다”며 “앞으로는 단순히 메뉴 수를 늘리는 것을 넘어 같은 가격에서 소비자가 얼마나 큰 만족감을 느끼도록 할지가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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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