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주 시장이 쪼그라들고 있지만 업체 간 경쟁은 오히려 치열해졌다. 기존 업체가 저도주 신제품을 선보이고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하는 가운데 맥주 1위 오비맥주까지 가세하면서다.
31일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희석식 소주 출고량은 79만3000㎘로 전년보다 2.8% 감소했다. 2022년 86만2000㎘에서 2023년 84만4000㎘, 2024년 81만6000㎘에 이어 3년 연속 줄어 처음으로 80만㎘ 아래로 내려갔다. 전체 주류 출고량도 298만8000㎘로 외환위기 때인 1998년 이후 27년 만에 300만㎘를 밑돌았다.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확산과 회식 감소 등이 영향을 미쳤다.
소주 시장에서는 하이트진로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누적 판매량 기준 하이트진로의 점유율은 66.2%로 집계됐다. 롯데칠성음료가 17.6%로 뒤를 이었고, 무학이 6.0%, 선양소주가 2.6%, 금복주가 2.5%, 대선주조가 2.2%였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이 전체 시장의 83.8%를 차지하고, 나머지 업체가 16% 남짓을 놓고 경쟁하는 구도다.
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서도 주류업체는 제품군을 늘리며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저도주 경쟁이 치열하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1월 새로의 도수를 16도에서 15.7도로 낮췄다. 하이트진로는 진로를 15.7도로 낮춘 데 이어 주력 제품인 참이슬 후레쉬도 16도에서 15.7도로 조정했다. 롯데칠성음료의 ‘처음처럼’도 15.7도로 리뉴얼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7월 알코올 도수 11.7도의 진로 라이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여기에 오비맥주의 ‘찰랑’(사진)까지 가세해 경쟁이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지역 업체도 안방 수성을 위해 신제품 출시와 지역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소주 소비량은 줄었지만 살아남기 위해 더 많은 업체와 브랜드가 한정된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오비맥주의 진입으로 업체 간 유통·마케팅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