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7월 소비 2.4% 감소…반도체만으론 내수 못 살린다는 방증

입력 2026-08-31 17:42
수정 2026-09-01 01:30
현대자동차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빚어지면서 7월 산업 생산에 제동이 걸렸다. 국가데이터처가 어제 발표한 ‘7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6월 2.3% 증가한 산업 생산은 한 달 만에 보합(0%)으로 제자리걸음했다. 자동차 생산이 4.5% 감소한 데다 서비스업, 건설업이 저조한 영향이 컸다. 소비는 더 안 좋아서 전달에 비해 2.4%나 뒷걸음질 쳤다. 설비투자만 운송장비,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의 투자가 늘며 7.5% 증가했다.

생산과 소비 지표를 보면 여전히 반도체발(發) 온기가 경제 전반에 골고루 퍼지지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4월(-3.7%)과 5월(-0.1%) 연속 줄어들다가 6월(2.7%) 반짝 증가한 소매 판매가 다시 감소로 전환한 데서 보여지듯 내수는 좀처럼 회복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6월 말 개별소비세 인하가 종료되고 7월 초 구매액의 최대 30%를 환급하는 삼성전자의 ‘국민 감사 페스티벌’이 종료되면서 소비 심리가 빠르게 얼어붙었다는 분석이다. 승용차, 통신기기 및 컴퓨터 등 준내구재 판매가 7.7%나 줄었다.

7월 수출액은 989억달러로 사상 처음 1000억달러를 돌파한 6월에 이어 역대 2위 기록이다. 이 중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9% 증가한 410억달러로 역시 448억달러를 기록한 6월에 이어 월 수출액 역대 2위다. 반도체가 이끄는 수출 고공행진은 계속되고 있다는 얘기다. 당연히 우리 경제에 좋은 일이지만, 반도체 ‘외끌이’로는 한계가 드러난다.

정부는 소매판매 감소가 추세적인 흐름이 아니라 일시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낙관만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물가까지 오르면서 체감경기는 더 나빠질 우려가 크다. 한국은행의 ‘8월 소비자동향 조사’에서도 소비자심리는 넉 달 만에 하락 전환했다. 2회 연속 인상으로 연 3%로 오른 기준금리도 기업이나 가계 모두에 부담이다.

반도체 파급효과가 경제 전반으로 퍼져갈 수 있도록 해야겠지만, 경기를 반짝 호전시킬 진통제 처방에 그쳐서는 곤란하다. 늘어난 세수는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적으로 투입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멀리 내다보는 정공법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