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8월 31일 오후 3시 48분
성장동력 발굴이 시급한 한국 제약사들이 일본 기업 인수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판 타이레놀’로 불리는 현지 1위 해열진통제 ‘카로날(사진)’을 만드는 일본 아유미제약 인수전에 국내 기업 네 곳이 참여했다. 해외 시장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관심이 상당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31일 일본 제약업계와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블랙스톤과 토호홀딩스, 히사미츠제약은 일본 아유미제약홀딩스 지분 100%를 약 4000억원에 글로벌 바이오기업 GNI그룹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 주관사는 제약·바이오 딜 자문 글로벌 1위 업체인 미국 제프리스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막판까지 GNI그룹과 치열하게 가격 경쟁을 벌였지만 GNI 측이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해 인수 기회를 놓친 것으로 알려졌다. 종근당, 동화약품, 부광약품 등도 이 회사 인수를 검토했다.
탄탄한 현금창출력이 아유미제약의 강점이다. 대표 제품인 카로날은 일본 아세트아미노펜 시장 점유율 83%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류마티스 치료제 부문에서도 에타네르셉트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중심으로 91%의 시장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또 일본 내 유일한 페니실린계 항생제 위탁생산(CMO) 회사로, 시장점유율 1위 제품군이 전체 매출의 약 79%를 차지한다. 지난 3월말 결산 2025회계연도 매출은 3300억원, 영업이익은 530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일본 기업 인수를 저울질하는 국내 기업이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술 수준이 높고 시장 규모도 상당해서다. 최근 엔화 약세로 가격 매력도 커졌다. 국내 제약 업계는 내수 중심의 사업구조와 약가 인하 압박으로 성장성이 정체되면서 해외 시장에서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PEF 중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일본 제약사 인수에 관심을 두는 곳이 적잖다. 국내 최대 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는 지난 2024년 ‘일본 국민 영양제’ 아리나민을 만든 일본 아리나민제약을 3조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일본 현지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일본 내 중견·중소 제약사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며 “한국 제약사들이 직접 사기엔 인수 부담이 클 수 있는 규모여서 주로 외국계 PEF들이 많이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