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이 올해 처음으로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 1조5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배터리 셀 수주를 따냈다. 전기자동차 배터리 중심인 포트폴리오를 리튬·인산철(LFP) 기반 ESS로 넓혀 현지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실적 반등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SK온은 미국 ESS 제조 기업 네오볼타파워와 ESS용 배터리 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31일 밝혔다. 네오볼타파워에 내년부터 2031년까지 5년간 총 9기가와트시(GWh) 규모의 LFP 파우치 배터리 셀을 공급하는 게 골자다. 공급 물량은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서 전량 생산한다. 현지 생산 거점을 앞세워 통상 리스크를 줄이고 미국 내 가동률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두 회사는 협력 범위를 완제품으로 넓히기로 했다. SK온이 연내 별도 계약을 통해 네오볼타파워에 9GWh 규모 배터리 셀을 사급(구매자가 공급자에게 원자재를 직접 공급하는 방식) 형태로 제공한 뒤 네오볼타파워가 생산한 완제품 팩을 다시 구매하는 방식이다. 협력이 성사되면 전체 사업 규모는 18GWh로 커진다. 총 공급계약 금액은 1조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최대진 SK온 ESS사업실장은 “현지 생산 역량과 맞춤형 배터리 솔루션을 바탕으로 북미 시장 입지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SK온은 국내외 ESS 시장에서 수주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서는 2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 물량(565메가와트·㎿)의 절반이 넘는 284㎿(점유율 50.3%)를 확보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지난해 9월 재생에너지 개발 회사 플랫아이언과 1GWh 규모의 ESS 공급계약을 맺었다. SK온은 조지아 단독 공장과 테네시 공장, 현대자동차 합작 공장(HSBMA) 등을 합쳐 구축한 100GWh 규모의 현지 생산 능력을 앞세워 북미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