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억원 투입해 줄기세포 실험 자동화…‘범용 자율실험실’ 구축 착수

입력 2026-08-31 10:49


로봇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줄기세포 배양 등 바이오 연구 공정을 자동화하는 범용 자율실험실 구축 사업이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갔다.

입셀과 가톨릭대, 로봇앤드디자인, 한국기계연구원, 셀틱스테크놀로지, 중앙대학교 등 6개 기관은 지난 28일 한국기계연구원에서 ‘첨단바이오 범용 자율실험실(SDL)’ 구축 과제의 첫 성과교류회를 열었다고 31일 밝혔다.

총사업비는 82억5000만원이다. 과제는 지난 4월 시작해 2028년 12월까지 진행된다. 연구팀은 사람이 배지를 교체하고 현미경으로 세포 상태를 확인하는 등 반복적으로 수행해 온 바이오 실험 공정을 로봇과 AI로 자동화할 계획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1차년도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우선 자동화할 공정과 기관별 역할, 개발 일정을 논의했다. 과제 총괄은 가톨릭대가 맡으며 한국기계연구원은 실험 장비와 로봇, AI를 연결하는 통합 운용 체계를 설계한다.

로봇앤드디자인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정에서 축적한 정밀 이송·제어 기술을 바이오 실험에 적용한다. 셀틱스테크놀로지는 서로 다른 실험 장비를 하나의 체계에서 제어하고 실험 설계부터 수행, 분석, 학습까지 연결하는 운영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

중앙대는 실험실의 온도 분포와 조작 차이 등 환경 변수를 비접촉 방식으로 측정하는 센싱 시스템과 AI 분석 모델을 구축한다. 같은 실험 절차를 적용해도 결과가 달라지는 원인을 데이터로 기록하고 AI 학습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실증을 맡은 입셀은 국제학술지에 공개된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배양 프로토콜을 세부 공정으로 나누고, 현재 장비로 자동화할 수 있는 구간과 추가 기술 개발이 필요한 구간을 분류했다.

자동화 우선순위는 사람의 실제 작업시간과 중간 개입 횟수, 반복 실험에서 발생하는 편차 등을 수치화한 ‘병목판정지수’(BPI)를 활용해 정할 방침이다.

남유준 입셀 부사장은 “연구자의 경험에만 의존하지 않고 작업시간과 개입 횟수, 실험 편차 등을 비교해 자동화가 우선적으로 필요한 공정을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올해 표준 실험모델을 선정하고 사람이 직접 실험했을 때의 작업시간과 결과 편차 등 기준 데이터를 확보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자동화 도입 이후 시간과 인력 절감 효과를 평가한다.

2차년도에는 연구 공정 자동화율 50%와 실험 소요시간 50% 단축을 달성하고, 3차년도에는 자동화율을 70%까지 높이는 것이 목표다. 개발한 기술의 이전과 사업화도 추진한다.

주지현 가톨릭대 교수는 “특정 연구실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자동화 시스템이 아니라 다른 연구기관에도 적용할 수 있는 공통 기준과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