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 95%, AI로 제작…설곳 잃은 中 배우들

입력 2026-08-30 18:10
수정 2026-08-31 01:09
중국 콘텐츠산업에서 인공지능(AI)이 배우와 인플루언서 자리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바이트댄스의 영상 생성 모델 ‘시댄스 2.0’ 등 고성능 AI 영상 제작 기술이 확산해 사람이 촬영·연기하지 않아도 고품질 콘텐츠를 짧은 시간에 완성할 수 있게 된 결과다.

3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숏드라마 시장에서 AI 제작물 비중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지난 5월 중국 틱톡의 인기 애니메이션 드라마 상위 100편 가운데 89편이 AI로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 1분기 중국에서 공개된 숏드라마는 약 12만8000편으로 이 가운데 95%가 AI를 활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촬영 현장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베이징에서 숏드라마 배우로 일하는 그레그 월너는 FT에 “시댄스 2.0 출시 전까지만 해도 1주일에 세 작품을 촬영했지만 이후 일이 사실상 사라졌다”고 말했다. 선양 칭화대 메타버스연구소 교수에 따르면 2024년에는 3~5분짜리 드라마 한 편을 만드는 데 평균 5명이 약 3개월을 매달려야 했지만 지금은 한 명이 하루이틀이면 제작할 수 있다. 제작비도 분당 600~800위안(약 16만4000원)으로 사람이 만들 때의 약 10%까지 낮아졌다.

최근에는 배우와 진행자의 얼굴, 목소리, 연기 스타일을 AI에 학습시키는 ‘증류 문제’가 노동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 교육 프로그램 진행자는 자신의 AI 복제본 제작에 동의하지 않으면 다른 배우를 찾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얼굴과 목소리를 영구적으로 사용하는 대가는 10개월 치 급여에 불과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