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마트는 왜 디지털 전환에 실패할까

입력 2026-08-30 17:29
수정 2026-08-31 01:04
식자재마트 디지털 전환(DX)을 내걸었던 리테일테크 기업 애즈위메이크가 핵심 서비스인 ‘큐마켓’을 종료했다. 5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회사가 제출한 재무자료가 허위로 작성됐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애즈위메이크는 최근 전체 인력의 60% 가량을 감원하는 구조조정을 마쳤다. 식자재마트 주문·배송 플랫폼인 큐마켓 사업도 중단했다. 기존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사업을 포기하고 새로운 사업모델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야심차게 내세웠던 중소형 마트 오픈플랫폼 모델이 실패한 것”이라며 “마트 DX가 쉽지 않다는 걸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2019년 출범한 큐마켓은 앱으로 소비자 주문을 받아 제휴 마트와 연결해 배송해주는 플랫폼이었다. 회사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제휴 마트가 1840곳, 누적 거래액이 7368억원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식자재 유통업의 한계를 고수익 소프트웨어 사업으로 넘어섰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애즈위메이크가 주장했던 마트 DX 성과 중 상당 부분은 사실이 아니었다는 게 투자사 실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은행 잔고증명서 금액과 실제 계좌 잔액이 맞아떨어지지 않는 정황이 포착됐다. 회사가 투자자들에게 제시한 실적은 영업이익률 40%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장보기 커머스는 국내에서 가장 마진이 얇은 영역”이라며 “40%대 이익률은 순수 소프트웨어 기업 수준이라 말이 안 됐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이 동네마트 DX 사업의 취약한 수익구조를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동네마트는 취급 품목은 많지만 상품당 마진이 낮은 박리다매 업종이다. 여기에 온라인 주문을 붙이면 매출은 늘어도 포장과 배송, 고객 응대 비용이 추가된다. 오프라인 점포의 임차료와 인건비는 그대로 부담하면서 온라인 운영비를 이중으로 지출해야 하는 구조다.

제각각인 상품을 데이터로 바꾸는 작업부터 만만치 않다는 설명이다. 대형마트는 전 점포가 동일한 상품코드와 통합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사용한다. 반면 동네마트는 점포마다 사용하는 판매정보관리시스템(POS)과 상품명, 판매가격이 다르다. 플랫폼업계 관계자는 “장보기 배송의 수익성을 결정하는 것은 전체 가맹점 수보다 같은 지역에서 같은 시간대에 발생하는 주문 밀도”라며 “전국에 제휴점이 많아도 점포당 주문이 적으면 배송 효율성을 높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