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건설공사액이 29조원 가까이 줄어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후 가장 큰 폭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공사비가 급등한 데다 고금리로 건설회사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국가데이터처가 28일 발표한 ‘2025년 건설업조사 결과(잠정) 공사실적 부문’을 보면 지난해 건설기업이 수행한 건설공사액(기성액)은 335조원으로 전년보다 7.9%(29조원) 줄었다. 감소율이 1998년(-12.9%) 후 27년 만에 가장 높았다.
건설공사의 선행지표인 건설계약액이 2023년 12.1% 줄어든 여파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3년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공급망이 훼손됐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원자재 가격과 공사비가 급등했다. 한국은행이 그해 기준금리를 연 3.5%로 유지하면서 건설사의 자금 조달 부담도 커졌다. 공사비와 금융비용이 동시에 불어나자 건설사의 신규 공사계약이 급격히 위축됐고, 이것이 지난해 공사 실적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세부적으로 지난해 국내 건설공사액은 297조원으로 전년보다 6.0%(19조원) 감소했다. 국내 공사액 감소율도 1998년(-12.9%) 후 가장 높았다. 국내 공사는 공공·민간부문 간 온도 차가 뚜렷했다. 공공부문 공사액은 92조원으로 3.0% 증가했지만 민간부문은 204조원으로 9.5% 줄었다. 해외 공사액은 38조원으로 20.8%(10조원) 감소했다. 2017년(-29.0%) 후 8년 만에 가장 큰 감소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건설계약액은 307조원으로 전년보다 0.4% 줄었다. 건설계약액이 쪼그라든 것은 2023년 후 2년 만이다. 해외 계약액이 30조원으로 28.1% 급감한 영향이 컸다. 2024년 중동 지역에서 대형 사업을 잇달아 수주한 데 따른 역기저효과가 작용했다.
다만 국내 건설계약액은 277조원으로 전년보다 4%(11조원) 늘었다. 선행지표인 국내 계약액이 늘어난 만큼 국내 건설공사 실적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