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텍사스' 바카 무에르타…경제 구원투수 될까

입력 2026-08-28 11:17
수정 2026-08-28 11:21


올해 아르헨티나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원유가 대두박을 제치고 최대 수출품 자리에 올랐다. 에너지 자원이 풍부해 ‘아르헨티나의 텍사스’라고 불리는 네우켄주 일대 ‘바카 무에르타’ 지질층에서 생산한 셰일 자원이 이끈 성과다. 에너지 수출로 유입되는 달러가 인플레이션 및 통화 위기에 시달려온 아르헨티나 경제의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28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수천 명의 아르헨티나인이 셰일 산업 도시로 몰려드는 등 아르헨티나에서 ‘바카 무에르타 열풍’이 불고 있다. 석유·가스 매장지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인 아넬로는 시장이 나서서 더 이상 오지 말아 달라고 호소할 정도로 노동자 유입이 급증했다. 페르난도 반데레트 아넬로 시장은 “지난 2년 동안 인구가 두 배로 늘어 1만2000명이 됐다”며 “모두에게 돌아갈 만큼 일자리가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죽은 소’라는 뜻의 바카 무에르타 지질층은 셰일오일 매장량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셰일가스 기준으로는 세계 2위 수준이다. 존재 자체는 수십 년 전부터 알려졌지만, 2010년대 들어서야 대규모 채굴에 필요한 투자금과 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다. 아르헨티나의 원유 생산량은 지난달 하루 91만6000배럴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가운데 64만3100배럴이 바카 무에르타 생산량이다.

미국·이란 전쟁 이후 아르헨티나는 에너지 공급원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대규모 투자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연료 수출 규제를 완화하는 등 에너지산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바카 무에르타가 아르헨티나의 경제를 되살릴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밀레이 대통령은 “일대 석유·가스 매장지가 아르헨티나의 만병통치약이 될 수 있다”며 “더 폭넓은 경제활동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을 통해 달러를 대거 벌어들여 고질적인 경제 불안을 해결한다는 구상이다.

유입되는 노동자의 상당수는 다른 지역의 낮은 임금이나 일자리 부족을 피해서 온 사람들이다. 아넬로의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한 노동자는 고향에서 경찰관으로 받던 급여의 세 배를 받고 있다고 NYT에 전했다. 도시 인구가 증가하자 아파트, 호텔 등 기반 시설(인프라) 조성도 늘어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에너지 산업은 제조·소매 등 노동집약적인 산업과 비교해 일자리를 많이 만들지 못한다. 밀레이 대통령의 긴축정책으로 내수가 약해지면서 이들 업종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에너지 산업이 제조·소매업 등에서 줄어든 일자리를 흡수할 만큼 충분한 고용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