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 침체 속에서도 대형 건설사가 짓는 아파트에는 청약통장이 몰리고 있다. 올해 1순위 청약자 10명 가운데 7명 이상이 10대 건설사 단지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 물량은 중견·중소 건설사보다 적었지만 청약자는 오히려 2.5배 이상 많았다.
28일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21일까지 10대 건설사가 공급한 아파트의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8.42대 1로 집계됐다. 비(非)10대 건설사 단지는 평균 2.37대 1에 그쳤다. 10대 건설사의 경쟁률이 약 3.55배 높은 셈이다.
청약자 수에서도 격차가 컸다. 같은 기간 10대 건설사 단지에 접수된 1순위 청약은 총 23만7940건으로 전체 32만9691건의 72%를 웃돌았다. 비10대 건설사 단지에는 9만1751건이 접수됐다.
눈에 띄는 것은 공급량이다. 비10대 건설사는 올해 3만8694가구를 일반공급해 10대 건설사(2만8255가구)보다 1만439가구를 더 내놨다. 집은 비10대 건설사가 약 37% 더 많이 공급했지만 청약통장은 10대 건설사에 약 2.6배 많이 들어간 것이다.
대형 건설사 쏠림이 두드러지는 배경에는 분양시장의 '옥석 가리기'가 있다는 분석이다. 분양가가 높아지고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요자들이 입지뿐만 아니라 시공사의 브랜드와 준공 안정성, 상품성까지 따져 청약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같은 지역에서도 수억원의 자금이 필요한 만큼 수요자 입장에서는 향후 집값과 환금성 등을 고려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를 선택하려는 경향이 강해질 수 있다. 건설사 브랜드가 청약 여부를 결정하는 하나의 기준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분양 시장 내 옥석 가리기가 뚜렷해지면서 시공 안정성과 브랜드 가치를 갖춘 대형 건설사 단지로 수요자들의 통장이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며 "공급 물량 규모와 관계없이 준공 안정성과 상품성이 검증된 브랜드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선별 청약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