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은 28일 샌디스크에 대해 "회사가 키옥시아와 공동 투자 발표는 기존 생산 능력을 넘어선 대규모 증설 계획"이라며 "낸드플래시 호황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 증권사 조재운 연구원은 "오타 히로오 키옥시아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샌디스크와 키옥시아가 앞을 6년 간 5조엔을 공동 투자한다고 밝혔다"며 "이 중 1조8000억엔 은 신규 반도체 팹 건설에 투입된다"고 말했다. 두 회사는 일본 낸드플래시 생산에서 오랜 합작 관계를 맺어온 만큼 이번 발표는 기존 생산능력을 넘어선 대규모 증설 계획이라는 게 대신증권의 분석이다.
조 연구원은 "이번 투자 결정은 샌디스크의 최근 분기 실적에서 확인된 흐름과 맞물려 있다"며 "회사는 지난 분기 총마진이 84.6%까지 여섯 분기 연속 확대됐고, 데이터센터 매출이 분기 매출의 3분의 1 을 차지할 만큼 비중을 키웠다"고 짚었다.
이어 "매출 증가분의 상당 부분이 낸드 가격 상승에서 나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증설은 샌디스크가 현재의 가격 사이클을 일시적 반등이 아니라 상당 기간 이어질 흐름으로 보고 생산능력 확대에 나섰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자본지출도 세 분기 유지 국면을 지나 이번에 상향으로 전환됐고, 8세대 3차원(3D) 낸드인 'BiCS8'과 차세대 낸드 기술인 'BiCS10'의 생산량 확대를 지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고 부연했다.
키옥시아와 샌디스크는 신규 투자금 5조엔을 약 6대4의 비율로 나눠 분담할 예정이다. 여기에 경제안보 차원에서 자국 반도체 생산 역량 강화를 추진 중인 일본 경제산업성의 대규모 보조금 지원도 적극 활용될 전망이다.
양사가 이처럼 과감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결단한 배경에는 글로벌 AI 시장의 급격한 구조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최근 AI의 역할이 데이터를 학습하는 단계에서 추론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낸드플래시와 이를 기반으로 한 고속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글로벌 낸드시장 규모는 2025년 681억달러에서 2026년 3216억달러(약 51조엔)로 불과 1년 만에 4.7배 이상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조 연구원은 리스크가 될 수 있는 부분도 언급했다. 그는 "대규모 증설은 사이클이 이어질 때는 점유율과 공급 안정성을 지키는 방어책이 되지만 가격이 꺾이면 고정비 부담이 커지는 양날의 검이 된다"며 "6년에 걸친 투자라는 점도 단기 실적보다는 중장기 공급 구도 재편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뜻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발표는 신규 수요나 가격 변화를 담은 소식이 아니라 공급능력 계획이라 단기 실적 전망을 바꾸는 재료는 아니기 때문"이라고 봤다.
아울러 "다만 투자 규모와 기간이 큰 만큼 향후 분기 콜에서 자본지출 배분과 감가상각 부담이 마진 가이던스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그리고 이 투자가 실제 공급량 증가로 이어지는 시점이 언제인지를 계속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