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구조적 다수' 동상이몽…중도실용 노선 흔들

입력 2026-08-28 18:03
더불어민주당이 정기국회 개막을 앞두고 당 운영 방향과 정책 노선을 둘러싼 내홍에 휩싸였다. 전당대회가 끝난 지 열흘 만에 김민석 대표가 중도·합리적 보수층까지 아우르는 ‘확장론’을 꺼내 들자 당내 중진과 전통 개혁파가 ‘선명성’과 정치 무관심층 공략을 내세워 공개 반론에 나섰다. 부동산 가격 급등과 보완수사권 폐지 논란 등으로 이재명 대통령 및 여당 지지율이 흔들리면서 그 원인과 해법을 둘러싼 노선 갈등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갈등은 지난 27일 민주당 의원 워크숍에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김 대표는 당의 좌표를 새로 설정하는 ‘영점 이동’을 선언하며 과거 운동권식 이념 구도에서 벗어나 중도와 합리적 보수층까지 포괄하는 ‘구조적 다수’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청래 전 대표를 직접 거론해 “정 전 대표는 ‘중도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나와 이 대통령은 확장이 불가피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사적 대화를 왜곡해 일방적으로 전달한 마이크 독재”라며 공개 토론을 요구했다.

그러자 3선 진성준 의원이 논쟁에 뛰어들었다. 진 의원은 28일 SNS에 “지방선거에서 기권한 40%의 삶을 해결하는 정책으로 정치 질서를 재편해야 진짜 구조적 다수가 된다”며 “먹고살기 힘들어서 기권해 버린 유권자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김 대표 주장에 맞섰다. 당의 좌표를 중도로 옮기기보다 개혁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보수층이 보듬지 못하는 서민을 위한 정책을 펼쳐 정치에서 이탈한 유권자를 끌어들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진 의원과 맥을 같이하는 민주당 의원들은 부동산 관련 세제 강화, 공공주택 확대,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등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김 대표는 국민의힘 성향이었다가 지난 대선에서 이 대통령 지지층으로 들어온 중도 및 보수 성향 유권자를 고려하는 정책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 대표가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두고 “숙의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워크숍을 계기로 재점화한 노선 논쟁의 배경에는 지지율 하락이 자리 잡고 있다. 이날 한국갤럽 조사(25~27일, 18세 이상 1001명 전화면접,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서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3%포인트 하락한 42%, 부정 평가는 5%포인트 오른 50%였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부동산 정책’(28%)이 가장 많았고 보완수사권 폐지도 주요 이유로 새롭게 등장했다.

지지율 하락 요인에 대한 해석이 제각각 표출되면서 여권 전체적으로 방향성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도 확장론자는 부동산 불안과 형사사법제도 개편 논란 등으로 실용적 국정 운영을 기대한 중도, 스윙보터가 이탈하고 있다고 본다. 반면 선명성을 강조하는 쪽에서는 보수 인사 기용과 개혁 과제 속도 조절로 핵심 지지층이 실망했다고 주장한다. ‘중도란 없다’고 주장하는 의원도 적지 않다. 같은 지지율 하락을 두고 한쪽은 ‘중도로 더 가야 한다’, 다른 쪽은 ‘민주당다움을 되찾아야 한다’는 상반된 처방을 내놓은 것이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중도는 이슈에 따라 유동적으로 판단하는 스윙보터”라며 “과도한 진영 대립을 피하고 부동산과 세제 등 민생 현안을 실용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형창/최해련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