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서프라이즈론 부족"…엔비디아의 끝없는 영토 확장 [박신영의 개장전 요것만]

입력 2026-08-27 23:53
수정 2026-08-27 23:56


1. 엔비디아, 내년 매출 70% 성장…월가 전망 44% 압도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데 이어 내년에도 70%에 달하는 매출 성장을 예상했습니다. 기존 월가 전망치인 44%를 크게 웃도는 수준입니다.

엔비디아는 26일(현지시간) 발표한 2027회계연도 2분기 실적에서 매출 962억2000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1년 전 467억달러에서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습니다. 순이익도 539억5000만달러로 1년 전 247억6000만달러에서 두 배 이상으로 늘었습니다.

실적도 예상보다 좋았지만 주가를 밀어 올린 것은 향후 전망이었습니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엔비디아의 2028회계연도 매출이 70%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엔비디아의 2028회계연도는 2027년 2월부터 2028년 1월까지입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기존 예상치는 44% 성장이었습니다. 크레스 CFO는 고객들이 제시한 수요 전망을 보면 내년 성장률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실제 수요가 회사가 제시한 70%보다 훨씬 크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월가는 2027회계연도 엔비디아 매출을 약 3960억달러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70%의 성장률을 적용하면 2028회계연도 매출은 약 6730억달러에 달합니다.

월가의 기업별 매출 전망을 기준으로 하면 엔비디아가 애플과 알파벳의 매출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습니다. 미국 기술기업 가운데 엔비디아보다 매출이 많은 기업은 소매사업 비중이 큰 아마존 정도만 남게 됩니다.

이 같은 성장 전망의 배경에는 빅테크 기업들의 막대한 AI 투자가 있습니다.

크레스 CFO는 상위 5개 하이퍼스케일러의 자본지출(CapEx)이 2026년 8000억달러, 2027년에는 1조3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1조3000억달러에 도달하는 시점입니다. 기존 시장 컨센서스에서는 상위 5개 하이퍼스케일러의 자본지출이 2028년에 1조3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엔비디아는 이를 2027년으로 1년 앞당겨 전망했습니다.

엔비디아가 이처럼 먼 시점의 성장률까지 공개한 것도 이례적입니다.

황 CEO는 엔비디아가 그동안 1년 앞의 실적을 전망한 적이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향후 2년 정도의 AI칩 판매 전망과 관련해 일부 수치를 제시한 적은 있지만 다음 회계연도의 매출 성장률을 이처럼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은 이례적입니다.

황 CEO는 내년 컴퓨팅 수요를 상당히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됐기 때문에 전망을 공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려면 GPU만 확보해서는 안 됩니다. 토지와 전력, 데이터센터 건물, 냉각설비, 네트워크 등 막대한 인프라가 함께 필요합니다. 엔비디아의 파트너 기업들도 이에 맞춰 대규모 투자를 결정해야 합니다.

황 CEO는 모든 파트너가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고 있는 만큼 공급망 전체가 동일한 정보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엔비디아가 내년에 어느 정도의 GPU를 공급하고 어느 정도 규모로 성장할 것인지를 미리 알려야 전력회사와 데이터센터 사업자, 공급망 기업들도 이에 맞춰 투자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번 전망은 AI 투자에 대한 시장의 불안이 커진 상황에서 나왔습니다.

최근 투자자들은 빅테크 기업들의 막대한 AI 설비투자와 AI 기업들 사이의 순환적인 자금조달 구조, 그리고 막대한 AI 투자가 실제로 얼마나 많은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우려해왔습니다.

사업 자체는 여전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경쟁도 강해지고 있습니다. AMD와 구글을 비롯한 경쟁사들이 AI 반도체 시장을 공략하고 있고,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도 엔비디아의 비용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엔비디아는 GPU 수요처가 오히려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황 CEO는 지난해 이맘때에는 사실상 하나의 AI 연구소가 인프라 구축을 주도했지만 지금은 여러 프런티어 AI 연구소가 동시에 규모를 확대하고 있고, 오픈모델 생태계와 피지컬 AI도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과거에는 소수의 대형 AI 기업이 GPU 수요를 주도했다면 이제는 여러 AI 연구소와 스타트업, 오픈모델 개발사, 피지컬 AI 기업 등으로 수요처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엔비디아의 AI 클라우드·산업·기업(ACIE) 고객에서 발생한 분기 매출은 403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8% 증가했습니다. AI칩 수요가 대형 클라우드 기업을 넘어 일반 기업과 산업 분야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AI 에이전트의 확산도 엔비디아가 장기 수요를 낙관하는 이유입니다.

황 CEO는 AI 에이전트가 필요로 하는 컴퓨팅 자원이 사람이 같은 도구를 직접 사용할 때보다 문제의 종류에 따라 약 15~100배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존 챗봇은 사용자의 질문에 답변을 생성하는 것이 중심이었다면 AI 에이전트는 하나의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생각하고 계획하고, 검색이나 프로그램 같은 도구를 사용하고, 결과를 확인한 뒤 다시 판단하는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합니다.

이에 따라 AI 에이전트가 확산될수록 필요한 GPU와 AI 인프라 규모도 훨씬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황 CEO는 소버린 AI와 네오클라우드, AI 스타트업, 일반 기업 등 하이퍼스케일러 이외의 고객들이 현재 엔비디아 사업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연간 100%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장기적으로 이 분야의 컴퓨팅 시장이 현재 클라우드 시장보다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엔비디아는 이에 따라 GPU 공급망을 넘어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전체에 더 깊숙이 관여하고 있습니다.

황 CEO는 과거에는 필요한 기술과 장비를 구매해 데이터센터에 설치하면 됐지만 이제는 토지와 전력, 데이터센터 건물부터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를 확보하는 데 2~3년이 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공급망의 상류에서는 발전회사와 협력하고 하류에서는 전 세계 토지·전력·데이터센터 개발업체들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과거 메모리 공급업체를 미리 관리했던 것처럼 이제는 발전과 전력, 토지, 데이터센터, 냉각, AI 시스템, GPU까지 공급망 전체를 살펴보며 향후 AI 인프라 수요를 파악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엔비디아는 아마존과의 협력도 확대했습니다.

크레스 CFO는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부 AWS가 엔비디아 GPU 200만개를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공급은 이번 분기부터 엔비디아의 2029회계연도 2분기까지 진행됩니다. 앞으로 약 2년에 걸쳐 GPU 200만개가 추가로 AWS 데이터센터에 배치되는 것입니다.

아마존은 엔비디아의 로봇용 AI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등 피지컬 AI 기술도 물류창고 로봇에 활용할 예정입니다. AWS 데이터센터에서는 엔비디아 GPU를 대규모로 추가 도입하고 물류사업에서는 엔비디아 AI 기술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협력이 확대되는 것입니다.

월가도 실적 발표 이후 잇따라 목표주가를 높였습니다.

JP모건은 목표주가를 280달러에서 320달러로 올렸고 멜리우스 리서치는 400달러에서 420달러, 골드만삭스는 285달러에서 300달러, 미즈호는 300달러에서 315달러로 각각 상향했습니다. 에버코어ISI는 413달러에서 465달러, 스티펠은 282달러에서 315달러, RBC캐피털은 300달러에서 330달러로 높였습니다. 니덤과 UBS도 각각 목표주가를 300달러로 상향했습니다.

다만 급격한 성장 과정에서 새로운 위험요인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번 분기 보고서에서 엔비디아는 부채를 별도의 위험요인으로 명시했습니다. 엔비디아는 부채 부담이 증가할 경우 재무상태와 현금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7월 26일 기준 엔비디아의 선순위 채권 발행 잔액은 335억달러입니다. 이와 별도로 250억달러 규모의 기업어음(CP) 프로그램도 갖고 있습니다.

특히 만기가 1~5년 안에 돌아오는 부채가 이전 분기 보고서의 27억5000만달러에서 이번 보고서에서는 150억달러로 크게 늘었습니다. 2. 엔비디아, 허깅페이스 129억달러 인수 합의 보도
엔비디아가 AI 개발 플랫폼 허깅페이스를 129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디인포메이션이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엔비디아는 GPU와 데이터센터 장비를 넘어 AI 모델이 개발되고 공유되고 실제 서비스에서 실행되는 과정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게 됩니다.

허깅페이스는 개발자들이 AI 모델과 관련 도구를 올리고 내려받으며 함께 개발하고 테스트할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전 세계 개발자와 기업이 허깅페이스에 AI 모델을 공개하고 다른 사람이 만든 모델을 가져와 자신의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AI 업계의 ‘깃허브’로 불리기도 합니다.

특히 허깅페이스는 오픈웨이트 AI 모델 생태계의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오픈웨이트(Open-weight)는 AI가 학습을 통해 얻은 결과물인 ‘가중치(weight)’를 공개하는 방식입니다. 가중치는 AI가 어떤 답을 내놓을지를 결정하는 수많은 숫자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가중치가 공개되면 기업이나 개발자가 이미 학습된 AI 모델을 내려받아 자신의 서버에서 실행하거나 추가 학습을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오픈소스 AI는 가중치뿐 아니라 모델을 이해하고 수정·재현하는 데 필요한 코드와 학습 과정 등에 대해서도 훨씬 폭넓게 공개하는 개념입니다. 따라서 흔히 오픈소스 AI라고 불리는 모델 가운데 상당수는 엄밀하게 말하면 오픈웨이트 모델에 가깝습니다.

엔비디아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어느 회사의 AI 모델이 최종 승자가 되느냐만이 아닙니다. 해당 모델이 어떤 반도체와 소프트웨어에서 실행되느냐가 중요합니다.

허깅페이스에는 미국뿐 아니라 중국 등 전 세계에서 개발된 수많은 AI 모델이 모여 있습니다.

예를 들어 중국 AI 기업이 뛰어난 오픈웨이트 모델을 공개하면 개발자는 이를 허깅페이스에서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이런 모델이 자사의 GPU와 소프트웨어 환경에서 빠르고 효율적으로 작동하도록 최적화할 수 있습니다.

결국 AI 업체가 모델을 개발하고 허깅페이스에서 공유하면 엔비디아 환경에 맞춰 최적화한 뒤 엔비디아 GPU에서 실행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미국산이든 중국산이든 오픈웨이트 AI 모델이 확산될수록 엔비디아의 컴퓨팅 플랫폼 사용도 함께 늘어날 수 있는 것입니다.

엔비디아가 최근 거래한 그록 역시 이런 전략을 이해하는 데 중요합니다.

그록은 오픈웨이트 모델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AI 추론에 특화된 반도체 회사입니다. 자체 개발한 LPU(Language Processing Unit)를 통해 학습이 끝난 AI 모델이 실제 사용자의 질문에 빠르게 답할 수 있도록 하는 추론 처리에 집중해왔습니다.

엔비디아는 그록과 200억달러 규모의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따라서 엔비디아는 허깅페이스를 통해 AI 모델과 개발자가 모이는 생태계에 접근하는 동시에 그록을 통해 AI 모델을 실제 서비스에서 빠르게 실행하는 추론 기술까지 강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펀드매니저 시디 조브는 엔비디아가 허깅페이스 같은 회사를 인수하려는 것이 전략적으로 자연스럽다고 평가했습니다.

엔비디아는 폐쇄형 AI 모델과 오픈웨이트 모델 가운데 어느 한쪽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형태의 AI가 성장하더라도 엔비디아의 컴퓨팅 플랫폼을 사용하도록 만드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엔비디아의 사업 영역은 전력과 데이터센터에서 GPU·CPU·네트워크, CUDA 등 AI 소프트웨어, AI 모델·개발자 플랫폼, AI 추론 기술, AI 애플리케이션으로 계속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번 허깅페이스 인수 보도의 핵심 역시 엔비디아가 직접 최고의 AI 모델을 만들겠다는 데 있지 않습니다.

오픈AI 같은 폐쇄형 모델이 성장하든 미국이나 중국에서 개발된 오픈웨이트 모델이 성장하든 결국 해당 AI가 엔비디아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생태계에서 실행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엔비디아가 GPU를 판매하는 반도체 회사를 넘어 AI 모델이 개발되고 공유되고 실제 서비스에서 실행되는 전체 과정에 엔비디아 기술이 들어가도록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3. 세일즈포스 CEO “SaaS 종말론은 말도 안 돼”

세일즈포스의 마크 베니오프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이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을 무너뜨릴 것이라는 이른바 ‘SaaS 종말론’에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SaaS 종말론을 뜻하는 ‘SaaSpocalypse’는 SaaS(Software as a Service·서비스형 소프트웨어)와 Apocalypse(종말)를 합친 표현입니다.

베니오프 CEO는 26일(현지시간) CNBC의 ‘매드 머니’에 출연해 “SaaS 종말론이라는 이야기는 말도 안 된다”며 “최첨단 AI 모델은 CRM에 의존한다. CRM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프런티어 모델은 오픈AI나 앤트로픽 등이 개발하는 현재 기술 수준에서 가장 앞선 최고 성능의 AI 모델을 의미합니다. CRM은 고객관계관리 시스템입니다.

세일즈포스 주가는 이날 예상보다 강한 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시장 전망을 웃도는 가이던스를 제시한 뒤 시간외 거래에서 12% 이상 급등했습니다.

세일즈포스는 기업들이 고객 정보를 관리하는 CRM 소프트웨어로 가장 잘 알려진 회사입니다. 업무용 메시징 서비스 슬랙과 데이터 분석 플랫폼 태블로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베니오프 CEO는 이번 실적이 AI가 세일즈포스 사업을 잠식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기존 SaaS 기업을 위협할 것으로 여겨졌던 AI 기업들이 오히려 세일즈포스의 주요 고객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베니오프 CEO에 따르면 세계 10대 AI 기업 가운데 9곳이 세일즈포스와 슬랙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들 AI 기업이 세일즈포스와 슬랙에 지출한 금액은 1년 전보다 435% 급증했습니다.

AI 기업들이 성장하면서 기존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세일즈포스 같은 기업용 소프트웨어에 더 많은 돈을 쓰고 있다는 것이 베니오프 CEO의 주장입니다.

올해 초 투자자들은 AI 기술 발전이 기존 SaaS 산업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AI 모델의 성능이 빠르게 좋아지면서 기업들이 기존 소프트웨어 구독을 줄이면서도 같은 업무를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입니다.

AI가 코딩까지 해주면서 기업들이 지금까지 외부 소프트웨어 업체에 돈을 내고 사용했던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어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습니다.

기업들은 지금까지 영업관리와 고객관리, 데이터 분석 등을 위해 세일즈포스 같은 소프트웨어 기업에 매년 구독료를 지급했습니다. 하지만 AI를 이용해 필요한 프로그램을 훨씬 싸고 쉽게 직접 만들 수 있다면 기존 SaaS 기업에 높은 구독료를 계속 지급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된 것입니다.

이 같은 우려로 세일즈포스 주가는 26일 정규장 마감까지 올해 들어 22% 하락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베니오프 CEO의 반론은 AI가 아무리 똑똑해져도 실제 기업 업무를 처리하려면 해당 기업이 보유한 고객 데이터와 사업 맥락, 업무 흐름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AI 에이전트에게 특정 고객에게 계약 갱신을 권유하는 이메일을 보내라고 지시할 경우 AI는 이메일 문장 자체는 쉽게 작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이메일을 보내려면 해당 고객이 누구인지, 무엇을 구매했는지, 마지막으로 언제 연락했는지, 담당 영업사원이 누구인지, 계약 만료일이 언제인지 등을 알아야 합니다.

이런 정보가 저장돼 있는 곳이 바로 CRM입니다.

따라서 AI가 똑똑해질수록 CRM이 필요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AI가 실제 기업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CRM에 저장된 데이터를 이용하게 된다는 것이 베니오프 CEO의 주장입니다.

세일즈포스와 앤트로픽이 공개한 ‘클로드포스(Claudeforce)’도 이런 구조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클로드포스는 앤트로픽의 AI 모델 클로드와 세일즈포스를 결합한 서비스입니다. 영업사원이 클로드를 이용하면서 세일즈포스에 저장된 고객 데이터에 접근해 이메일을 작성하거나 고객 기록을 업데이트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클로드가 세일즈포스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세일즈포스에 저장된 정보를 이용한다는 점입니다.

AI가 영업사원의 업무 일부를 대신하더라도 고객 정보와 기업 내부의 업무 규칙을 알아야 하며, 이 정보와 업무 프로세스를 세일즈포스가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베니오프 CEO의 논리입니다.

베니오프 CEO는 세일즈포스가 무엇보다 데이터 사업을 하는 회사라고 강조했습니다. AI 모델이 기업에서 제대로 작동하려면 세일즈포스가 제공하는 수준의 지능과 보안, 통제 기능도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시장이 우려했던 것은 AI 발전으로 기업들이 직접 소프트웨어를 만들면서 기존 SaaS 구독이 감소하는 구조였습니다.

하지만 베니오프 CEO가 주장하는 미래는 AI 에이전트가 증가할수록 기업 데이터의 필요성이 커지고, 이에 따라 CRM 활용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입니다.

과거에는 사람이 직접 세일즈포스를 열어 고객 정보를 확인하고 이메일을 보내고 기록을 업데이트했다면 앞으로는 AI 에이전트가 이런 업무를 대신할 수 있습니다.

다만 AI 에이전트 역시 고객이 누구인지, 무엇을 구매했는지, 어떤 계약을 맺었는지, 회사 내부에서 어떤 절차를 따라야 하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따라서 AI가 실제 기업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세일즈포스에 저장된 기업 데이터와 업무 프로세스를 이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세일즈포스가 이번 실적을 통해 시장에 보여주려는 것은 단순히 AI 때문에 SaaS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주장을 넘어 AI 에이전트가 확산될수록 고객 데이터와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를 관리하는 세일즈포스의 역할이 오히려 더 중요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4. 트럼프 행정부, 반도체 관세 확대 검토…노트북·서버까지 대상 가능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에 대한 새로운 관세 부과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폴리티코가 27일 보도했습니다.

폴리티코는 관련 논의를 알고 있는 8명의 관계자를 인용했습니다.

이번에 검토되는 방안은 반도체 칩 자체에만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아닙니다. 반도체가 들어간 노트북과 게임 콘솔, 데이터센터 서버 같은 완제품까지 관세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특히 외국 기업의 미국 내 반도체 생산 투자와 관세 혜택을 연계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거나 생산시설에 투자하는 외국 기업에는 관세 부담을 줄여주는 방식입니다.

다만 아직 확정된 정책은 아닙니다.

미 행정부는 관세를 한꺼번에 부과하지 않고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수주 또는 수개월 동안 내용이 상당히 바뀔 수도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습니다.

로이터는 폴리티코의 보도를 독자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으며 백악관과 미 상무부도 즉각적인 논평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미국이 반도체 생산시설을 자국으로 끌어들이려는 배경에는 미국의 반도체 산업구조가 있습니다.

미국은 엔비디아와 AMD, 퀄컴 등 세계적인 반도체 설계 기업을 보유하고 있고 반도체 설계와 제조장비 분야에서도 강한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반도체 생산능력은 상대적으로 부족합니다.

백악관에 따르면 미국이 세계 반도체 생산능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37%에서 2024년 10%까지 떨어졌습니다.

특히 부족했던 분야가 최첨단 시스템반도체 생산입니다. 엔비디아 GPU나 애플의 스마트폰 칩처럼 첨단 공정을 이용해 만드는 반도체입니다.

이 같은 최첨단 반도체 생산은 오랫동안 대만과 한국에 집중돼 있었습니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미국의 첨단 로직 반도체 생산능력 비중은 2022년 기준 0%였습니다.

다만 최근 상황은 달라지고 있습니다.

TSMC는 애리조나에서 첨단 반도체 생산을 시작했고 앞으로 더 첨단 공정을 사용하는 생산시설도 추가할 계획입니다.

삼성전자도 텍사스 오스틴에서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으며 테일러에 새로운 첨단 반도체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미국 기업 인텔 역시 애리조나 등을 중심으로 첨단 반도체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런 투자가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SIA는 미국의 첨단 로직 반도체 생산능력 비중이 2022년 0%에서 2032년 28%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HBM을 비롯한 첨단 메모리와 첨단 패키징 분야에서도 미국은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AI 서버에는 엔비디아 GPU뿐 아니라 GPU에 데이터를 빠르게 공급하는 HBM이 필요합니다.

미국 기업 마이크론은 아이다호와 뉴욕 등에 대규모 메모리 생산시설을 건설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도 인디애나에 약 40억달러를 투자해 HBM 생산라인과 첨단 패키징 연구개발 시설을 구축하고 있으며 가동 목표는 2028년입니다.

GPU와 HBM 등을 연결해 하나의 고성능 시스템처럼 작동하도록 만드는 첨단 패키징 분야에서도 미국은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결국 미국이 현재 특히 확대하려는 분야는 최첨단 시스템반도체와 HBM 등 첨단 메모리, 첨단 패키징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번 관세 논의가 11월 중간선거를 불과 두 달여 앞두고 나왔다는 점도 주목됩니다.

다만 현재 보도만으로 이번 반도체 관세 검토가 중간선거를 겨냥한 정책이라고 단정할 근거는 없습니다.

오히려 주목할 부분은 실제 시행 시점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달 초 반도체와 태양광 산업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과 관련 제품에 최저수입가격을 설정하고 일부 제품에 1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발표는 8월에 나왔지만 실제 시행일은 12월 4일입니다. 올해 미국 중간선거가 11월에 열리기 때문에 실제 관세 시행은 중간선거 이후가 됩니다.

이번 반도체 관세 역시 최종안이 확정될 경우 실제 시행 시점이 언제가 될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5. 팔로알토 CEO “네오클라우드, 2년 뒤 기업가치 크게 낮아질 수도”
팔로알토 네트웍스의 니케시 아로라 최고경영자(CEO)가 AI 투자 열풍 속에서 급성장한 네오클라우드 기업들의 현재 높은 기업가치가 장기적으로 유지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아로라 CEO는 네오클라우드에 대해 “2년 뒤에는 지금 네오클라우드 업체들이 조달하는 투자금보다 더 적은 돈으로 네오클라우드 회사 자체를 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네오클라우드는 자본지출(CapEx)과 내부수익률(IRR)의 사업이라며 AI 컴퓨팅 시장의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찾으면 현재 높은 수준인 기업가치도 정상화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또 자본지출을 자기자본으로 조달하는 것은 시장이 열광적인 상황에서만 가능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AI 투자 열기가 뜨겁기 때문에 네오클라우드 업체들이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주식을 발행하거나 지분 투자를 통해 막대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되기는 어렵다는 주장입니다.

코어위브 같은 네오클라우드는 막대한 자금을 조달해 엔비디아 GPU를 구매하고 데이터센터를 구축합니다. 이렇게 확보한 GPU 컴퓨팅 자원을 직접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 어려운 AI 기업이나 일반 기업 등에 빌려주고 사용료를 받습니다.

현재는 이 사업의 환경이 매우 좋습니다.

AI 모델 학습뿐 아니라 추론과 AI 에이전트 사용이 급증하면서 필요한 컴퓨팅 양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고성능 GPU와 이를 설치할 데이터센터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GPU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경쟁력이 되면서 네오클라우드는 GPU를 높은 가격에 빌려줄 수 있고 데이터센터를 추가로 지을수록 매출도 빠르게 늘릴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도 이들을 단순한 데이터센터 임대회사가 아니라 AI 성장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는 고성장 기업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로라 CEO는 AI 컴퓨팅 수요가 계속 증가하는 것과 네오클라우드의 높은 기업가치가 계속 유지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보고 있습니다.

지금은 GPU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높은 임대가격을 받을 수 있지만 앞으로 GPU와 데이터센터 공급이 충분해지면 업체 간 경쟁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같은 성능의 GPU를 여러 업체가 제공하기 시작하면 고객은 더 저렴한 곳을 선택할 수 있고 GPU 컴퓨팅 임대가격도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단순히 매출이 얼마나 빠르게 증가하는지가 아니라 GPU를 얼마나 싸게 확보했는지, 데이터센터 건설비와 전력비를 얼마나 낮출 수 있는지, 데이터센터 가동률을 얼마나 높게 유지할 수 있는지, 투자한 돈에 비해 얼마나 많은 수익을 올리는지가 중요해집니다.

아로라 CEO가 네오클라우드를 ‘자본지출과 내부수익률의 사업’이라고 표현한 이유입니다.

지금은 AI 붐을 타고 고성장 기술기업처럼 평가받지만 공급이 충분해지면 막대한 돈을 들여 GPU와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뒤 고객에게 빌려주고 투자수익률을 올리는 자본집약적인 컴퓨팅 임대사업의 성격이 강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기업가치 하락은 네오클라우드의 자금조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네오클라우드는 사업을 확대하려면 GPU를 추가로 구매하고 데이터센터를 짓거나 임차해야 합니다. 전력과 냉각설비, 네트워크에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합니다.

현재처럼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면 상대적으로 적은 지분을 내주고도 많은 돈을 조달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조달한 돈으로 다시 GPU를 구매하고 데이터센터를 늘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AI 투자 열기가 식거나 기업가치가 떨어지면 같은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더 많은 지분을 내줘야 합니다.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 희석도 커질 수 있고 돈을 빌린다면 이자비용 부담도 늘어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의 높은 기업가치는 단순히 주가의 문제가 아니라 네오클라우드가 다음 데이터센터를 짓고 다음 GPU를 구매할 수 있는 자금조달 능력과도 연결돼 있습니다.

다만 아로라 CEO의 발언을 곧바로 GPU 공급과잉이 발생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현재로서는 오히려 GPU 공급 부족이 적어도 2027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엔비디아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2028회계연도, 즉 2027년 2월부터 2028년 1월까지 매출이 7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황 CEO는 실제 수요가 70%보다 훨씬 크다고 밝혔습니다.

70%라는 숫자는 수요가 그 정도밖에 없어서 나온 것이 아니라 엔비디아가 확보할 수 있는 공급능력을 감안해 자신 있게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을 제시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AWS를 비롯한 하이퍼스케일러와 네오클라우드, AI 스타트업, 일반 기업으로 GPU 수요처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AWS는 앞으로 약 2년에 걸쳐 엔비디아 GPU 200만개를 추가로 배치하기로 했습니다.

따라서 적어도 2027년에는 수요 부족보다는 공급 부족이 더 큰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GPU 공급을 늘리는 데 또 하나의 중요한 제약은 HBM입니다.

HBM은 엔비디아 AI GPU 옆에 붙어 GPU가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받아 연산할 수 있도록 해주는 고성능 메모리입니다.

AI 모델이 커지고 연산량이 늘어날수록 GPU뿐 아니라 GPU 한 개에 들어가는 HBM 용량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HBM 생산량을 단기간에 크게 늘리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HBM은 여러 개의 DRAM을 수직으로 쌓아 만들기 때문에 일반 DRAM보다 생산 과정이 복잡하고 더 많은 웨이퍼가 필요합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2027년 HBM 공급량이 전년보다 50~60% 증가하더라도 AI 수요 증가를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HBM과 DRAM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지만 새로운 공장을 건설하고 장비를 설치한 뒤 실제 생산량을 끌어올리는 데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에 따라 대규모 신규 생산능력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시점으로 2028년 전후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다만 메모리 공급 부족이 2028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는 만큼 2028년부터 곧바로 HBM 공급과잉이 발생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현재 AI 인프라 시장에서는 GPU와 HBM, 데이터센터, 전력이 동시에 부족한 상황입니다.

반면 이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투자도 엄청난 규모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와 반도체 공급망은 GPU 생산을 확대하고 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HBM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습니다.

AWS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같은 하이퍼스케일러뿐 아니라 코어위브 같은 네오클라우드도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2028년 전후에는 지금 진행되고 있는 GPU와 HBM, 데이터센터 증설이 실제 공급 증가로 얼마나 연결되는지가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팔로알토 CEO가 ‘2년 뒤’를 언급한 것도 이 때문에 눈에 띕니다.

현재 진행되는 대규모 공급 확대가 실제 시장에 들어오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네오클라우드가 현재와 같은 높은 GPU 임대가격을 계속 받을 수 있는지가 시험대에 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네오클라우드의 장기 수익성에 대한 비슷한 경고는 이전부터 제기돼 왔습니다.

BCA리서치는 GPU 공급이 충분해지고 여러 사업자가 비슷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면 가격 경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네오클라우드가 장기적으로 ‘경기순환적인 리스 회사’와 비슷해질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맥킨지도 GPU 임대가격이 시간이 지나면서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맥킨지에 따르면 엔비디아 A100의 시간당 임대가격은 2021년 3.10달러에서 2025년 1.50달러로 약 52% 하락했습니다. H100 역시 2023년 시간당 약 3달러에서 2025년 약 2달러로 낮아졌습니다.

네오클라우드 입장에서는 GPU를 구매할 때 막대한 돈을 투자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를 빌려주고 받을 수 있는 가격은 떨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데이터센터 가동률까지 낮아지면 문제가 더 커집니다. GPU 구매비와 데이터센터 건설비, 전력설비 투자비, 이자비용 등은 이미 발생한 상태이기 때문에 GPU 임대가격과 가동률이 조금만 떨어져도 투자수익률이 크게 악화될 수 있습니다.

결국 논쟁의 핵심은 AI 컴퓨팅 수요가 사라질 것이냐가 아닙니다.

AI 모델이 커지고 AI 에이전트가 확산되면서 컴퓨팅 수요 자체는 계속 빠르게 증가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GPU와 HBM 공급 부족이 완화된 이후에도 네오클라우드가 지금처럼 높은 임대가격과 수익성, 기업가치를 유지할 수 있느냐입니다.

단순히 엔비디아 GPU를 많이 확보해 고객에게 빌려주는 데 머문다면 공급이 늘어날수록 가격 경쟁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 때문에 코어위브를 비롯한 네오클라우드 업체들도 단순 GPU 임대에서 벗어나 AI 추론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관리형 AI 서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려 하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2027년까지 GPU와 HBM 공급 부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2028년 전후부터는 지금 진행되고 있는 대규모 증설이 실제 공급 증가로 얼마나 연결되는지가 관건입니다.

공급 부족이 완화되기 시작하면 누가 GPU를 많이 보유하고 있느냐보다 누가 더 낮은 비용으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높은 가동률을 유지하며 GPU 임대 이외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느냐가 네오클라우드의 수익성과 기업가치를 좌우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6. 번스타인 “비트코인 2029년 30만달러 간다”

번스타인이 미국 국가부채 증가와 인플레이션 우려로 달러 가치 하락에 대비한 금과 비트코인 등 희소자산 매수세가 다시 강해지면서 비트코인이 새로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번스타인은 26일 고객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 2029년 말까지 개당 30만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이는 당시 비트코인 가격보다 약 285%, 거의 4배 높은 수준입니다.

번스타인은 미국의 국가부채 증가와 인플레이션 우려로 달러 가치 하락에 대비한 금과 비트코인 등 희소자산 매수세가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이달 미국 연방정부 부채는 사상 처음으로 40조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이는 2016년 미국 연방정부 부채의 약 두 배입니다.

여기에 미 재무부가 최근 국채 바이백 규모를 확대해 국채금리 상승을 억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달러 가치가 장기적으로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습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달러 대신 공급량이 제한된 금과 비트코인 같은 희소자산을 찾고 있다는 것이 번스타인의 분석입니다.

번스타인은 여기에 비트코인 가격과 채굴비용의 과거 관계를 분석한 자체 모델을 적용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비트코인이 2027년 중반 15만달러로 올라 새로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2029년에는 이번 시장 사이클의 고점인 30만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달러 가치 하락 우려에 따른 희소자산 매수세는 비트코인 상승 전망의 배경이고 30만달러라는 구체적인 가격은 비트코인 가격과 채굴비용의 관계를 분석한 번스타인의 자체 모델에서 나온 전망치입니다.

최근 비트코인은 다시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월요일 지난 5월 이후 처음으로 8만달러를 돌파했습니다. 기사 작성 당시에는 7만8045.70달러에 거래됐으며 최근 한 달 동안 21% 상승했습니다.

미국 국가부채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면서 달러 대신 비트코인과 금 같은 희소자산을 찾는 움직임이 다시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번스타인은 비트코인 가격 상승이 스트래티지에도 큰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스트래티지는 원래 기업용 데이터 분석과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로 과거 회사명은 마이크로스트래티지였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본업보다 세계 최대 규모의 기업 비트코인 보유업체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스트래티지는 주식과 채권, 우선주 등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이용해 지속적으로 비트코인을 매입하는 전략을 펼쳐왔습니다.

번스타인에 따르면 스트래티지는 현재 전 세계 비트코인의 약 4%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면 스트래티지가 보유한 비트코인의 가치도 함께 올라가면서 회사의 재무상태와 추가 자금조달 여건도 개선될 수 있습니다.

번스타인은 최근 스트래티지의 재무구조도 안정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회사가 연간 배당금을 지급할 수 있는 현금 여력이 개선됐고 스트래티지가 발행한 우선주 가격도 회복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으로 스트래티지의 자금조달 여건이 더 좋아지면 회사가 다시 주식이나 우선주 등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이용해 비트코인을 공격적으로 사들일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으로 스트래티지가 보유한 비트코인의 가치가 올라가고 투자자 신뢰와 자금조달 여건이 개선되면 다시 추가 자금을 조달해 비트코인을 매입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번스타인은 스트래티지에 대해 시장수익률 상회 의견을 유지했습니다.

다만 12개월 목표주가는 기존 450달러에서 350달러로 낮췄습니다. 목표주가를 낮췄음에도 화요일 종가와 비교하면 약 176%의 상승 여력이 있다는 계산입니다.

월가에서도 스트래티지에 대한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입니다. LSEG에 따르면 스트래티지를 분석하는 애널리스트 20명 가운데 18명이 매수 또는 강력 매수 의견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