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원·달러 환율이 많이 안정됐지만 아직도 (최근 몇 년 동안) 익숙한 환율보다 높다”며 “선제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원화 가치가 추가로 강세(환율 하락)를 나타낼 여지가 있다”고 27일 말했다.
신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3.0%로 0.25%포인트 인상한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선제적인 통화 정책이 외환시장의 중심을 잡아주면 그만큼 환율 안정에도 기여한다”며 “환율이 더 하락하면 19%에 달하는 수입 물가 상승률이 상당히 낮아져 물가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2년 연속 1300원대에 머무른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422.2원으로 올랐다. 올 들어서는 1500원 선마저 뚫었다. 중동 전쟁과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국내 주식 순매도 등의 여파다. 하지만 지난달 2일 1554.4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환율은 7월 중순부터 방향을 급선회해 이날 1380.9원까지 떨어졌다.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발행 대금 환전과 수출 기업의 달러 매도 영향이다.
환율이 한 달 반 만에 173.5원이나 떨어지자 최근 들어 ‘하락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신 총재는 “환율이 여전히 역사적인 수준보다 높고, 수입 물가 상승률이 가파르기 때문에 조금 더 강한 쪽으로 가는 게 인플레이션 제어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환율이 구체적인 수치에 도달하는 것보다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는 쪽이 더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신 총재는 “환율이 예측 가능한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면 기업과 가계 등 경제 주체가 앞을 내다보고 투자 등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한은이 통화제도 신뢰의 구심점이 돼 외환시장의 중심을 잡도록 각별한 관심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시장은 하루 단위의 단기적인 흐름보다 안정적인 기조가 중요하다”며 “중앙은행이 금융시장의 중심을 잡아주면 시장 흐름도 바람직한 쪽으로 움직이는 게 적절한 통화정책의 효과”라고 덧붙였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