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교육에 관한 기사가 부쩍 많이 보인다. 그 기사들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지난 시간을 되짚게 된다.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든 가장 큰 원동력은 교육이었다. 그리고 우리 산업경쟁력을 뒷받침한 힘은 직업교육이었다.
50여 년 전 이 나라는 어떠했던가. 공업입국의 기치 아래 산업 현장에서 일할 사람이 필요했고, 나라를 이끌 인재도 길러야 했다. 누구나 초중등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투자를 늘렸다. 대학은 물론 전문기술인재 양성을 위해 전문대학도 늘려나갔다. 이렇게 키워진 인재가 지역마다의 산업 발전을 이끌었다.
그러나 50년이 지났다. 지역에서 나고 자란 학생이 정착하지 않는다. 지역의 산업 현장은 일할 사람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국가의 지원은 그 변화를 따라가고 있는가. 최근 발표된 대학정보공시 결과를 보면 그렇지 않다. 지난해 전문대학이 학생 한 명에게 쓴 교육비는 1281만원이었고, 4년제 대학은 2072만원이었다. 4년제는 2.6% 늘었는데 전문대학은 1.2% 줄었다.
전문대학은 책으로 가르치는 곳이 아니다. 반도체 공정 장비 한 대, 산업용 로봇 한 대가 곧 교과서다. 그런데 실습실에 가보면 학생 여럿이 장비 한 대를 두고 돌아가며 순서를 기다리니, 손으로 만져보는 시간이 그만큼 짧아진다. 교수를 모셔오는 일도 쉽지 않다. 현장을 아는 기술자를 강단에 세우고 싶어도 대학이 줄 수 있는 보수가 기업에 크게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학 스스로 풀기에는 너무 어려운 과제다.
그래서 1인당 교육비 감소는 단순한 지표 하락이 아니다. 실습이 적어지면 취업 역량이 낮아진다. 교육의 근간이 무너지는 일이다.
이 감소는 직업교육을 원하는 학생이 빠르게 늘어난 데 기인한다. 재취업과 창업의 기회를 전문대학에서 찾는 성인학습자가 늘었고, 국내 유학생 32만 명 시대에 전문대학이 맡는 몫도 커졌다. 사람들이 전문대학을 찾고 있다는 의미다.
우리가 이루고 싶은 이야기는 분명하다. 지역 청년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그곳에서 꿈을 키워가는 것, 마흔이 넘어 전문대학의 문을 두드린 사람이 새 기술을 익혀 지역 기업에 자리를 잡는 것, 먼 나라에서 온 학생이 졸업 후 돌아가지 않고 그 지역에 뿌리내리는 것이다. 그러나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면 그 이야기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청년은 떠나고, 성인학습자는 재취업에 실패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야 하고, 유학생도 지역 산업으로 이어지지 못한다.
전문대학은 그동안 정부 재정지원을 받아 반도체와 2차전지 같은 신산업 학과를 개설하고, 산업 현장이 목말라하던 생산관리 인력을 길러냈다. 졸업생이 자기 지역에 취업하는 비율은 전문대학이 59.0%로 일반대학 47.0%보다 12%포인트 높다. 지역을 지키는 것은 전문대학이다. 이제 교육의 내실을 다질 재정이 필요하다. 절박한 심정으로 국고 지원 확대를 요청한다. 지역 전문대학이 무너지면 산업 현장은 어디서 사람을 찾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