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400억원대 퇴직금을 달라며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완패했다. 법원은 오히려 홍 전 회장이 남양유업에 약 11억원을 돌려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41부(부장판사 이규훈)는 27일 홍 전 회장이 남양유업을 상대로 낸 임원퇴직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남양유업이 부당이득을 반환하라며 홍 전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맞소송(반소)에선 “홍 전 회장이 남양유업에 11억72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이번 분쟁은 홍 전 회장이 2024년 1월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에 보유 지분을 매각하고 남양유업 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시작됐다. 홍 전 회장은 퇴직금으로 443억5775만원을 요구했다. 홍 전 회장은 남양유업의 임원퇴직금 지급 규정 등을 근거로 400억원대 퇴직금을 산정했다. 남양유업이 이를 거부하자 홍 전 회장은 2024년 5월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홍 전 회장이 재임 시절 보수를 ‘셀프 책정’한 기간을 퇴직금 산정에 포함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었다. 홍 전 회장은 2023년과 2024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본인을 포함한 임원의 이사 보수 한도를 50억원으로 정하는 결의에 찬성표를 던졌다. 그런데 이 결의는 이해관계가 있는 주주가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한 상법 규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법원에서 취소됐다.
홍 전 회장 측은 주주총회 결의가 취소됐더라도 대표이사로 정당하게 근무한 기간에 대해선 퇴직금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남양유업 측은 보수 한도 결의가 취소된 기간엔 보수 청구권 자체가 없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보수에 관한 주주총회 결의가 존재하지 않는 이상 (홍 전 회장의) 퇴직 시점 연봉액은 0원이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며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연봉액이 존재하지 않아 홍 전 회장의 퇴직금 지급 청구건이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이날 남양유업이 홍 전 회장을 상대로 부당이득반환 맞소송에서도 남양유업 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홍 전 회장이 남양유업 이사로 근무하면서 2023~2024년에 급여와 상여 명목으로 11억7242만원을 지급받은 사실이 인정된다”며 “(이는) 법률상 원인 없이 이뤄진 것으로 부당이득이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