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 27일 16:5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크레딧 전문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글랜우드크레딧이 글로벌 K뷰티 유통 플랫폼 기업인 실리콘투 투자금을 성공적으로 회수했다. 지난해 3월 실리콘투에 투자한 지 1년 5개월 만이다. 업계에선 투자사와 포트폴리오 기업 간 상생 협력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글랜우드크레딧은 이날 보유 중인 실리콘투 지분 전량(6.72%)를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 주당 매각가는 전날 종가(5만1800원) 대비 약 7.7% 할인된 4만7800원으로 결정됐다. 총 매각 규모는 약 2100억원 수준이다. 블록딜 주관은 외국계 IB인 UBS와 CLSA증권이 맡았다. IB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물량임에도 외국인 장기 투자자(롱온리)를 끌어들여 시장 충격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앞서 글랜우드크레딧은 지난해 3월 1440억원 규모 실리콘투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인수했다. 이 운용사는 지난 4월 RCPS를 보통주로 전환한 뒤 이날 블록딜을 통해 성공적으로 자금 회수를 마무리했다. 투자원금 대비 수익률(MOIC)는 1.47배, 내부수익률(IRR)은 약 30%로 알려졌다. 실리콘투 투자는 글랜우드크레딧이 지난해 초 블라인드 펀드를 결성한 후 첫 투자였다.
이번 투자는 PEF의 경영 지원과 밸류업 전략이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진 ‘윈윈’ 사례로 평가받는다. 글랜우드크레딧은 컨설팅 업체 베인앤드컴퍼니와 사업 실사를 진행하며 실리콘투의 경영 및 사업망 확장을 지원했다. 주력 시장이던 북미를 넘어 유럽, 중동(두바이), 중남미(멕시코) 등으로 물류 거점을 넓혔다. 얼타 뷰티, 까르푸, 코스트코 등 글로벌 대형 유통 채널과의 접점도 확대했다.
회사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실리콘투는 지난해 유럽 지역에서 전년 동기 대비 149.3% 증가한 405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중동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83.0% 증가한 1175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6월에는 멕시코 법인을 설립해 중남미 시장에 진출했으며 상반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75.5% 늘어난 24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내부 시스템 및 인력 정비도 병행했다. 재고관리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폐기율을 낮췄고, 마케팅 본부장 등을 영입해 취급 브랜드 수를 600여 개 이상으로 늘렸다. 아울러 준법감시인, IR, 전략 담당자 등 핵심 인력 채용을 지원했다.
글랜우드크레딧은 실리콘투 기업가치를 시장에서 정당하게 평가받기 위해 해외 기관투자자 대상 IR을 대폭 강화했다. 지난해 상장 이후 최초로 애널리스트 간담회를 개최한 데 이어 미국, 영국,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 논딜로드쇼(NDR)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15곳 이상의 롱온리 펀드 기관을 유치했으며, 지난해 한국IR협의회 주관 금융위원장상(대상)을 수상했다.
실리콘투는 화장품 브랜드사,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업자개발생산(ODM)사와 함께 K뷰티 산업의 주요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주가도 상승 곡선을 그리며 글랜우드크레딧의 우수한 투자 성과로 이어졌다. IB 업계 관계자는 “글랜우드크레딧이 투자 초기 하방 안정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체계적인 밸류업 지원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크레딧 투자의 성공 사례”라고 설명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