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대표 배우이자 영화 '록키 호러 픽쳐 쇼'로 잘 알려진 팀 커리가 향년 8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26일(현지시간) USA 투데이에 따르면 커리의 대변인은 그가 전날 로스앤젤레스의 자택에서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커리는 2012년 뇌졸중을 앓은 뒤 심각한 후유증으로 오랜 기간 휠체어 신세를 지며 거동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1946년 영국 체셔주에서 태어난 커리는 버밍엄대를 졸업하고 뮤지컬 '헤어' 오리지널 런던 캐스트로 데뷔했다. 이후 1973년 뮤지컬 초연에 이어 1975년 동명 영화로 제작된 '록키 호러 픽쳐 쇼'에서 여장한 괴짜 과학자 프랭크 N. 퍼터 박사 역을 맡아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었다. 파격적인 비주얼과 압도적인 연기로 컬트 문화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이 작품은 50년 넘게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커리는 생전 인터뷰에서 이 작품에 대해 "많은 사람에게 스스로가 될 수 있는 용기를 준 영화"라며 "꿈만 꾸지 말고 직접 되라는 작품의 메시지처럼 기억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후에도 그는 B급 미스터리 영화 '클루'(1985)의 집사 역을 비롯해 스티븐 킹 원작 TV 시리즈 '잇'(1990)의 사악한 광대 페니와이즈, '나 홀로 집에2'(1992)의 호텔 지배인, '삼총사'(1993)의 추기경 등 장르를 넘나들며 개성 넘치는 악역과 유쾌한 캐릭터를 두루 소화했다.
그는 또 애니메이션 '피터팬과 해적들'의 후크 선장 성우로 데이타임 에미상을 받았으며, 1970~1980년대에는 록 앨범을 발표해 빌보드 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브로드웨이 무대에서는 '아마데우스'와 '스팸어랏'으로 토니상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평생 독신으로 살며 사생활을 엄격히 비공개로 유지해 온 커리는 지난해 출간한 자서전을 통해 연애와 이별에 대한 소회를 짧게 남기기도 했다. 그는 "진정한 사랑과 이별의 아픔, 그 사이의 모든 것을 경험했다"면서도 "여러분도 그러길 바라지만 당신들의 로맨스에는 관심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