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의 향토 식품기업 대신제과(대표 민경묵)가 반세기 넘게 이어온 호두과자 제조 공정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한다. 숙련 작업자의 경험에 의존하던 반죽 배합과 온도 관리, 외관 검사, 위생 관리 등을 데이터 기반으로 전환해 전통 식품 제조업의 스마트공장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대신제과는 정부 지원 인공지능 제조혁신 사업에 최종 선정됐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국비 16억원을 포함해 총 23억원 규모로 추진한다. 사업명은 ‘AI 머신비전 기반 지능형 검사 및 공정 제어 시스템 고도화’다. 대신제과는 1972년 창립 이후 호두과자를 제조해온 천안 향토기업이다. 이번 사업 선정은 기술 역량과 재무 건전성, 사업 수행 능력 등에 대한 서류·대면 심사와 현장 실사를 거쳐 이뤄졌다. 회사 측은 제조 경쟁력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결과로 보고 있다.
핵심은 인공지능 머신비전 기반 품질검사와 공정 제어 시스템 구축이다. 대신제과는 천안 제1·2공장 6개 핵심 공정에 인공지능 기반 자동화 시스템 4개 모듈을 적용할 계획이다. 반죽 배합과 가열·냉각 온도 관리는 인공지능 카메라와 열화상 센서가 실시간으로 판정한다. 생산 라인에 설치한 비전 카메라는 제품 외관과 품질을 검사해 불량을 즉시 감지한다.
원재료 입출고 계수와 작업자 위생 관리도 인공지능이 지원한다. 공정 편차로 발생하는 불량과 원재료 폐기 손실을 줄이고, 공정 불량률을 20%포인트 이상 낮추는 것이 목표다.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 6개 중요관리점의 기록도 종이 일지에서 전자증적 자동 기록 방식으로 바꾼다. 품질 이력 관리와 식품 안전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대신제과는 자동화 전환을 위한 생산 기반도 갖췄다. 2020년 천안공장 부지에 신축한 제2동은 연면적 2000㎡ 규모로, 밀폐형 설비와 전 공정 자동화를 지향해 설계됐다. 원료를 사일로(silo)에 보관한 뒤 배관으로 이송하고, 센서 계량과 밀폐형 교반, 자동 배수·펌프 이송, 버티컬 자동 포장까지 앙금·반죽 생산 과정에 자동화 설비를 적용했다.
생산관리시스템(MES)을 중심으로 한 생산관리 현대화도 병행했다. 설비와 작업자, 비가동, 불량, 재고를 실시간으로 전산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이번 사업을 통해 자동화 설비와 인공지능 품질검사·데이터 분석이 결합되면 제품 기획부터 생산·출하까지 전 과정을 정보통신기술(ICT)로 통합하는 지능형 공장 구축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은 웨어러블 카메라 전문기업 링크플로우, 인공지능 솔루션 기업 애니랙티브, 시스템 통합 전문기업 BR인포텍과 컨소시엄 방식으로 수행한다.
대신제과는 자체 생산·품질 전문 인력을 투입해 현장 맞춤형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대신제과는 홍익회(현 코레일) 납품을 시작으로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약 200곳과 코레일 역사, 직영매장 등에 호두과자 완제품 및 반죽·앙금 반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2015년 식품안전관리인증을 획득했고 지난해 재인증을 받았다. 쌀가루를 이용한 호두과자 제조방법 등 다수의 특허도 보유했다.
민경묵 대표는 “고속도로 휴게소와 철도역, 면세점에서 전국 소비자를 만나온 천안 호두과자가 데이터와 인공지능으로 품질을 증명하는 시대를 열었다”며 “55년 전통의 맛을 첨단 기술로 지켜내는 스마트공장을 완성해 지역 대표 식품기업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천안=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