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액가맹금 소송과 자금난 여파로 회생 절차를 밟은 뒤 새 주인을 맞은 한국피자헛 매출이 뛰고 있다.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으로 신메뉴 수요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1인 가구 전용 피자 등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한 결과다. ‘쯔양이 먹은 피자’ 입소문27일 한국피자헛을 운영하는 PH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1~7월 전국 244개 한국피자헛 매장 매출은 월평균 21%(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배달앱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한 매출은 같은 기간 26.8% 늘었다. 주문 건수도 27.1% 많아졌다.
지난 3월 출시한 ‘한근반근 치즈페스타’ 등 신메뉴가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이 제품은 출시 후 4개월간 한국피자헛 전체 판매량의 19.1%를 차지했다. 반값 행사를 진행했던 5월에는 그 비중이 25%까지 올랐다.
한근반근 치즈페스타는 피자에 들어가는 치즈의 양을 한 근(600g)과 반 근(300g) 중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 나온 제품이다. 유튜버 겸 방송인 쯔양과의 협업 마케팅으로 입소문을 탔다. 쯔양이 이 제품을 소개한 유튜브 영상 조회수는 477만 회에 달한다.
6월에는 1인 포함 소규모 가구를 겨냥한 제품을 새로 내놨다. 피자 토핑을 활용한 오븐파스타 ‘파스타헛’으로 파스타 라인업을 강화했다. 작년 9월 출시한 1인 피자 메뉴 ‘크래프티드 플랫츠’에 이은 1인 가구 타깃 상품이다. 한국피자헛 측은 “과거에는 4인 가족이 피자 한 판을 나눠 먹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최근 들어 1인 가구 비중이 늘고 있어 브랜드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지난 6월 1일 자로 한국피자헛의 새 주인이 된 PH코리아는 차액가맹금 소송을 기점으로 타격을 입은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 조원홍 PH코리아 이사회 의장은 법인 출범과 동시에 전체 가맹점주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식자재와 레시피 혁신부터 모바일 앱 주문의 편의성, 배달 품질, 매장 방문 경험까지 고객이 피자헛을 만나는 모든 접점을 재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美 본사도 매각…“국내 영업과는 별개”식문화 트렌드 변화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신제품을 시도하는 동시에 한때 국내 피자 시장 점유율 1위였던 피자헛의 브랜드 헤리티지는 보존하겠다는 게 PH코리아의 방침이다. 브랜드 로고를 전면 리뉴얼하면서도 피자헛의 상징과도 같은 빨간 지붕 모양은 버리지 않고 유지한 데서 이런 전략이 읽힌다.
PH코리아는 사모펀드인 윈터골드와 케이클라비스인베스트먼트가 한국피자헛 운영을 위해 합작 설립한 회사다. 한국피자헛의 회생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고, 법원이 회생 계획 인가 전 영업양도를 허가하면서 영업권을 모두 넘겨받았다. 기존 한국피자헛 법인과는 완전히 분리돼 있다. 기존 법인은 PH코리아로부터 받은 매각 대금 110억원을 활용해 채무를 일부 변제한 뒤 청산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채무 대부분은 차액가맹금 소송 여파로 생겼다. 지난 1월 대법원은 한국피자헛 본사가 가맹점주들로부터 걷어 온 차액가맹금 215억 원을 돌려줘야 한다는 하급심 판결을 확정했다. 판결 당시 한국피자헛의 부채는 659억9000만 원으로, 자산(244억100만 원)보다 약 416억 원 많았다.
PH코리아는 가맹점과의 상생 경영에도 무게를 싣고 있다. 올해 재계약한 한국피자헛 매장 78곳에 가맹비의 50%를 지원했다. 점주 몫인 나머지 50%도 매장 간편 교체 비용을 무상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액 환원한다. 교체 비용이 가맹비의 50%를 넘는 경우 초과분 역시 부담하기로 했다.
미국 본사도 최근 매각됐다. 1977년 피자헛을 인수해 50년 가까이 운영해 온 글로벌 외식기업 얌브랜드는 지난 6월 피자헛 브랜드 사업권을 사모펀드 롱레인지캐피털에 15억달러를 받고 매각했다. 피자 소비문화가 매장 내 취식에서 배달로 옮겨가면서 매장 중심으로 운영해 온 피자헛 실적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던 탓이다. PH코리아 관계자는 “글로벌 브랜드 사업권을 매각한 것으로, 국내 운영이나 소유 구조와는 별개”라고 설명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