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만에 보는 숫자냐"…1억 찍은 비트코인 다시 달릴까? [분석+]

입력 2026-08-26 20:00
수정 2026-08-26 21:21

암호화폐 비트코인이 석 달여 만에 8만달러를 회복한 후 숨을 고르는 모양새다. 미국 재무부의 장기 국채 재매입 확대와 달러 약세, 가상자산 규제 완화 기대가 맞물리며 일주일 새 20% 넘게 올랐다. 전문가들은 단기 조정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입 등이 추가 상승을 가를 것으로 전망했다.美 국채 재매입·규제 완화 기대에 자금 몰려26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3시55분 기준 7만8915.27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전날과 비교하면 1.97% 내렸지만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22.81% 상승한 수준이다.

비트코인은 지난 25일 장중 8만1237.94달러까지 올라 올 지난 5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재는 7만9000달러 안팎을 오가며 단기 급등에 따른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이번 상승의 출발점은 미국 재무부의 장기 국채 재매입 확대 방침이다. 재무부는 다음달 9일부터 10~20년물과 20~30년물 국채의 회당 재매입 규모를 기존 최대 20억달러에서 최소 40억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장기 국채의 수급을 안정시켜 금리 상승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재무부의 장기 국채 바이백(재매입) 확대가 국채금리와 달러 약세를 유도하자 통화가치 하락을 헤지(회피)하려는 수요가 유입되며 8만달러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일주일 동안 20% 넘게 급등한 데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상승폭을 반납했다"고 덧붙였다.

시장은 이를 미국의 재정 부담이 그만큼 커졌다는 신호로도 받아들였다. 정부 부채 증가로 달러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금과 비트코인 등 대체 자산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미국의 가상자산 규제 환경이 이전보다 명확해질 것이란 기대도 매수세에 힘을 보탰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18일(현지시간) 가상자산 발행과 자금조달에 적용할 '가상자산 규정' 제정안을 내놨다.

제정안은 일정 요건을 충족한 가상자산 사업자가 증권 등록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하고, 가상자산이 투자계약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는 내용을 담았다. 아직 60일간의 의견 수렴을 거쳐야 하는 제안 단계지만, 사업자가 증권법 적용 여부와 필요한 절차를 이전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클래리티법 입법이 지연되는 가운데 SEC가 미국 내 블록체인 사업의 규제 공백을 일부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전보다 완화된 규제 불확실성 하에서 미국 내 블록체인 관련 사업은 지속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클래리티법은 가상자산의 규제 체계와 감독 기관의 역할을 명확히 하는 것을 골자로 하지만, 현재 미국 의회 내에서 여야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입법이 지연되고 있다.8만달러 문턱서 숨 고르기…"다음 조정이 시험대"현물 ETF를 통한 자금 유입도 이어지고 있다. 가상자산 정보업체 소소밸류에 따르면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는 지난 25일(현지시간) 3억1437만달러가 순유입됐다. 7거래일 연속 순유입으로, 이 기간 들어온 자금은 약 24억6872만달러에 달했다.

금융정보업체 파사이드 인베스터에 따르면 같은날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에 2억8440만달러가 들어오며 전체 순유입액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 피델리티의 FBTC에 1540만달러, 그레이스케일의 BTC에 700만달러, 모건스탠리의 MSBT에 450만달러, 비트와이즈의 BITB에 3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나머지 상품에서는 순유출입이 없었다.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급등한 비트코인이 추가 상승에 앞서 조정받을 수 있다고 봤다.

라이언 리 비트겟 리서치 수석 애널리스트는 기관투자자의 매수를 포함한 현물 수요가 쇼트(공매도) 포지션 청산으로 발생한 매수세를 이어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물 비트코인 ETF로 자금이 계속 유입되면 추가 상승 가능성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봤다.

리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이 단기적으로 7만4000~8만1000달러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으로 7만5000~7만6000달러까지 되돌아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8만달러에 안착하면 8만2000~8만700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사미르 케르바지 해시덱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8만~9만달러 구간은 과거 거래량이 매우 적어 가격이 어느 방향으로든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며 "7만5000~8만3000달러 사이에서 가격을 다지는 것은 상승 기반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8만3000달러를 안정적으로 웃돌면 10만달러를 다시 시험할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고 봤다.

김연지 한경닷컴 기자 kong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