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CU에서 올 2분기 밑반찬 매출이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치즈와 유제품, 고기 판매도 40% 넘게 뛰었다. 반면 한때 편의점 매출의 절반 안팎을 차지하던 담배 비중은 계속 줄고 있다. 고물가와 1인 가구 증가로 소비자들이 외식 대신 집에서 식사하고, 필요한 먹거리를 집 근처에서 조금씩 사는 소비가 늘면서 편의점이 ‘동네 식료품점’으로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BGF리테일에 따르면 CU의 올 2분기 매출에서 담배가 차지한 비중은 35.9%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식품 비중은 13.5%에서 13.9%, 가공식품은 44.4%에서 45.3%로 각각 높아졌다. 식품과 가공식품을 합친 비중은 57.9%에서 59.2%로 1.3%포인트 상승했다.
상품 구성 변화는 수익성 개선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2분기 매출은 2조42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849억원으로 22.3% 뛰었다. 매출총이익률은 19.1%로 0.4%포인트, 영업이익률은 3.5%로 0.5%포인트 각각 높아졌다. 회사는 음료·아이스크림 등 계절 상품 판매 증가와 함께 담배 비중 감소, 식품·가공식품 확대에 따른 상품 구성 개선을 수익성 상승 요인으로 꼽았다. 편의점서 고기·반찬까지 산다특히 눈에 띄는 건 ‘장보기’ 수요다. CU의 올 2분기 장보기 상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2% 증가했다. 1분기 증가율(12.8%)보다 성장 속도가 더 빨라졌다. 밑반찬 매출은 121.3% 급증했고 치즈·유가공품과 1차 축산물은 각각 40.3% 늘었다. 가공란은 26.6%, 햄·소시지도 18.4% 증가했다. 디저트(32.2%), 아이스크림(30.6%), 식재료(30.4%), 과자류(25.1%) 등 먹거리 상품 전반도 두 자릿수 성장했다.
BGF리테일은 이 같은 변화의 배경으로 물가 상승과 인구구조 변화를 꼽는다. 2020년 이후 전체 물가는 20.0% 오른 데 비해 외식 물가는 28.1% 상승했다. 2024년 1인 가구 비중도 36.1%에 달한다. 비싸진 외식 대신 집에서 식사하는 소비자가 늘고, 대형마트에서 한꺼번에 장을 보기보다 집 근처에서 소포장 상품을 자주 사는 수요가 편의점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GS25도 비슷한 흐름이다. GS25의 2분기 장보기 상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9.6% 증가했다. 신선식품을 강화한 점포를 확대하면서 채소와 과일, 축산물 등 기존 편의점에서는 비주류로 여겨졌던 품목까지 판매가 늘었다. GS25의 2분기 매출은 2조3844억원으로 7.1%, 영업이익은 714억원으로 21.0% 증가했다.
"출점 경쟁보다 한 점포서 더 벌자"
편의점 업체들이 먹거리를 강화하는 것은 출점만으로 성장하기 어려워진 시장 환경과도 맞닿아 있다. 점포 수를 늘리는 ‘양적 경쟁’보다 기존 점포에서 객수와 객단가를 끌어올리는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어서다.
CU의 연간 순증 점포 수는 2023년 975개에서 지난해 253개로 크게 줄었다. 반면 기존점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2분기 -2.1%에서 올 2분기 4.2%로 반등했다. 객수도 3.0% 증가했다. 점포를 공격적으로 늘리는 대신 기존 매장에 장보기와 차별화 먹거리를 채워 점포당 생산성을 높이는 전략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한 것이다.
BGF리테일은 장보기 특화점을 연내 50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GS25도 신선식품을 강화한 점포를 늘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은 이제 즉석식이나 담배를 사는 곳에 그치지 않고 근거리 장보기 채널로 역할이 넓어지고 있다”며 “신규 출점보다 기존 점포에서 어떤 상품을 팔아 수익을 남길지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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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