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국내 생산을 늘리기 위해 도입하는 이른바 ‘한국판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지원 범위를 정부안보다 대폭 넓히는 법안을 내놨다. 정부안에서 빠진 전기차와 소형모듈원자로(SMR)를 지원 대상에 추가하고, 국내에서 생산한 제품이라면 수출 물량에도 세액공제를 적용한다. 정부안이 지원 대상을 6개 분야와 국내 판매분으로 한정한 데 비해 국내 생산을 유도하는 효과를 더 키우겠다는 취지다.<section data-testid="conversation-turn-50" data-turn="assistant" data-turn-id="request-6a8e28c4-9e9c-83e8-9d60-11df33ec9b02-6" data-turn-id-container="request-6a8e28c4-9e9c-83e8-9d60-11df33ec9b02-6" dir="auto">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이날 대표 발의했다.
국내생산세액공제는 전략산업 제품을 국내에서 생산한 물량에 비례해 법인세 등을 깎아주는 제도다. 미국 IRA의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와 비슷해 ‘한국판 IRA’로 불린다. 정부는 지난 3일 발표한 세제개편안에 이 제도를 담아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정부안은 반도체와 이차전지, 핵심소재, 인공지능(AI) 로봇 부품, 태양광, 풍력 등 6개 분야로 지원 대상을 한정했다. 윤 의원안은 여기에 전기차와 SMR을 추가해 8개 분야로 넓혔다.
전기차가 빠진 것을 두고는 정부 안에서도 보완 필요성이 제기됐다. 산업통상부는 세제개편안 마련 과정에서 전기차와 철강 등을 공제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을 재정경제부에 전달했지만 최종안에 반영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완성품보다는 공급망 경쟁력과 직결되는 핵심 부품을 집중 지원한다는 판단에 따라 전기차 대신 이차전지를 지원 대상으로 정했다.
산업부는 이후에도 전기차 추가 지원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지난 12일 산자중기위 전체회의에서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이 전기차 제외 문제를 지적하자 “국내생산세액공제가 전기차에 적용될 수 있도록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판매를 원칙으로 한 정부안의 판매 요건도 손본다. 정부안은 국내에서 직접 생산한 제품을 국내에 공급하는 것을 기본 요건으로 삼았다. 윤 의원안은 국내에서 생산한 뒤 수출되는 물량도 공제 대상에 포함하도록 지원 범위를 넓혔다. 국내 생산설비를 유지하거나 새로 투자하도록 유도하려면 제품이 국내에서 팔리는지 해외로 나가는지보다 어디에서 생산했는지가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정부에 광범위한 기업 자료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면서 정보 보호 장치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반영했다. 정부안은 재경부 장관이 적격품목 선정과 공제액 산정을 위해 기업에 생산비용과 판매가격, 생산·판매량 등의 자료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제품별 원가와 납품가격 등 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정보까지 정부에 제출될 수 있어 산업계에서는 영업비밀 유출 우려가 제기됐다.
윤 의원안은 자료 접근자를 국내생산세액공제 업무 담당자로 제한하고 목적 외 사용과 외부 제공, 누설을 금지했다.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정부안의 비공개 원칙에서 한발 더 나아가 자료를 볼 수 있는 사람과 사용 목적을 제한하고 위반 시 형사처벌까지 두겠다는 것이다.
지원 수준도 높인다. 정부안은 생산 지역에 따라 공제 우대 폭을 달리하고 제도 종료 직전 3년 동안 공제액을 단계적으로 줄이도록 했다. 윤 의원안은 비수도권 생산분의 공제액을 일괄 1.5배로 높이고 마지막 3년간 공제액을 줄이는 규정도 두지 않았다.
윤 의원은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정부안보다 지원 대상과 공제 범위를 넓히도록 요구할 방침"이라고 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