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61% 급감·양양 33% 급증…해수욕장 희비 엇갈렸다

입력 2026-08-26 07:48
수정 2026-08-26 08:39


올여름 강원 동해안을 찾은 관광객은 줄지 않았지만,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은 160만명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과 너울성 파도 등 기상 악재가 겹친 데다 호텔, 계곡, 워터파크, 카페 등으로 휴가 수요가 분산되면서 ‘여름휴가=해수욕’이라는 공식이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강원도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동해안 85개 해수욕장 누적 피서객은 696만5877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857만7359명보다 161만1482명 줄었다. 감소율은 18.8%다.

지역별로는 고성의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211만7065명이던 고성 해수욕장 피서객은 올해 81만8444명으로 129만8621명 줄었다. 감소율은 61.3%에 달했다. 동해(-22.9%), 속초(-14.2%), 강릉(-8.2%), 삼척(-2.4%)도 모두 감소했다.

반면 양양은 6개 시군 중 유일하게 증가했다. 지난해 83만752명에서 올해 110만9740명으로 27만8988명 늘었다. 증가율은 33.6%였다.

눈에 띄는 점은 해수욕장 피서객 감소가 강원 동해안 관광 수요 자체의 위축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7월 동해안 6개 시군을 찾은 외지인은 1161만5727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만4632명 늘었다.

특히 해수욕객이 61.3% 급감한 고성도 외지인 방문자는 지난해 7월 141만3132명에서 올해 149만3751명으로 5.7% 증가했다. 동해안을 찾기는 했지만 바다에 들어가거나 해수욕장에 머문 인원은 줄어든 셈이다.

올해 해수욕장 피서객 감소에는 폭염과 너울성 파도 등 기상·해상 여건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피서객이 몰리는 8월 첫째∼둘째 주 사이 너울성 파도가 이어지면서 일부 해수욕장에서는 입수가 통제됐다.

지역별 관광 인프라 차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양양은 낙산을 중심으로 대형 숙박시설이 들어서고, 서핑과 카페 등 다양한 콘텐츠를 갖추면서 관광 수요를 끌어들였다. 반면 고성은 상대적으로 교통 접근성이 떨어지고 대형 숙박시설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피서객 감소를 날씨 탓으로만 볼 수는 없다고 진단한다. 최근에는 긴 휴가보다 당일 또는 1박 2일 여행처럼 휴가를 쪼개 쓰는 경향이 강해졌고, 무더운 날에는 쇼핑몰이나 호텔, 계곡, 도심 관광을 선택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