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찾은 美 CIA 국장…푸틴에 메시지 전했나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입력 2026-08-26 04:44
수정 2026-08-26 06:02
존 래트클리프 미국 중앙정보부(CIA) 국장이 25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CIA 국장이 모스크바를 직접 방문해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는 것은 드문 일이다.

미국 CBS뉴스는 이날 미 공군의 보잉 C-17A 글로브마스터 III 수송기가 모스크바 공항에서 목격되었으며 이 항공기가 래트클리프 국장의 방문과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악시오스를 비롯해 여러 매체들이 CIA 국장의 방문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독립언론인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는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정부에 CIA 국장의 방문 기간 동안 모스크바나 상트페테르스부르크를 공격하지 않도록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소셜미디어에서는 C-17A 수송기와 미국 정부의 외교 행렬을 목격했다는 내용이 다수 게시됐다. 이 외교 행렬은 이후 모스크바 시내에서도 목격됐다. 비행 추적 서비스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미국에서 라트비아 리가를 거쳐 모스크바로 향한 비행기는 C-17A 외에도 C-40B도 있었다. C-40B는 현재 다시 리가를 출발해 대서양을 건너 미국 메인 주로 향하는 중이다. 이에 따라 래트클리프 국장이 C-40B로 갈아탔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다만 래트클리프 국장이 실제로 어느 항공편에 타고 있었는지, 어떤 임무를 받고 갔는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래트클리프 국장의 방문과 관련해 미국 정부는 로이터통신과 CBS 등에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오전 10시 경 착륙한 비행기에 대한 정보는 없다"고 말했다. 또 모스크바 시는 이번 주 러시아와 미국 정부 관료들 간의 회담이 예정된 바 없었다고 했다.



미국 CIA 국장이 러시아를 마지막으로 찾은 것은 2021년 11월이다. 당시 조 바이든 행정부의 CIA 국장인 윌리엄 번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경고하기 위해 방문했다. WSJ는 그가 모스크바에서 약 4시간 가량 머물렀다고 전했다.

이유는 아직 불분명하다. 앞서 WSJ는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결의를 시험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정보를 미국이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계획에 대한 경고를 전달하기 위해 CIA 국장이 방문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이다. 포로 교환 문제를 논의하거나,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을 위한 논의를 위해 방문했을 수도 있다.

베스 새너 전 CIA 부국장은 WSJ에 "우리가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으니,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라고 말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했다. 새너 부국장은 래트클리프 국장이 이란 전쟁에서 러시아의 역할에 관한 메시지를 전달했을 가능성도 언급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