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제가 마흔도 안 됐어요…'이 병' 2030도 노린다 [건강!톡]

입력 2026-08-25 21:06
수정 2026-08-25 22:20

통풍은 더 이상 중년 남성만의 병이 아니다. 배달음식과 잦은 술자리, 고단백 식단, 단식 다이어트가 겹치면서 2030세대의 젊은 환자도 늘고 있다. '제로 맥주'나 무알코올 맥주를 마시면 괜찮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통풍 관리 측면에서는 안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통풍은 혈액 속 요산이 과도하게 쌓여 요산 결정이 관절에 침착되면서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말처럼 극심한 통증이 특징이다. 주로 엄지발가락, 발등, 발목에 갑자기 통증과 붓기, 열감이 나타난다.

강동경희대병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분석한 결과 국내 통풍 환자는 2021년 약 138만명에서 2025년 약 149만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20·30대 환자는 같은 기간 약 33만1000명에서 약 37만4000명으로 12.9% 증가했다. 전체 환자 증가율 약 8%보다 가파른 흐름이다.

젊은 통풍 환자가 늘어난 배경에는 생활습관 변화가 있다. 야식과 배달음식, 회식, 하이볼과 맥주 등 술자리, 고기 중심의 고단백 식단이 요산 수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 몸을 만들기 위해 단백질 섭취를 늘리거나 단기간에 체중을 빼는 습관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의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위험 요인은 술이다. 특히 맥주는 퓨린 함량이 높아 통풍 환자에게 좋지 않은 대표 음료로 꼽힌다. 다만 맥주만 피하면 된다는 생각도 위험하다.

'제로'나 '무알코올' 표시도 면죄부는 아니다. 일반 맥주보다 위험이 낮을 수는 있지만 제품에 따라 소량의 알코올이 들어 있거나 맥아·보리 성분이 남아 있을 수 있다. 당류나 과당이 들어간 음료도 요산 관리에는 좋지 않다. 통풍 병력이 있거나 고요산혈증이 있다면 성분표를 확인하고 전문의와 상담하는 게 안전하다.

무리한 단식도 문제다. 통풍 발작은 과식뿐 아니라 금식, 탈수, 급격한 체중 감량 뒤에도 생길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건강TV는 음주, 외상, 탈수, 수술 같은 스트레스 상황과 함께 과식이나 지나친 금식도 급성 통풍 관절염의 유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상이 없다고 방심해서도 안 된다. 혈중 요산 수치가 높아도 증상이 없는 사람이 많고, 반대로 통풍 발작 중에는 혈액검사상 요산 수치가 정상으로 보일 때도 있다. 하이닥 전문의 영상에서도 통풍은 관절액에서 요산 결정을 확인하는 검사가 가장 정확하며, 혈액검사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통풍이 반복되면 단순 관절통으로 끝나지 않는다. 요산 결정이 관절에 쌓이면 관절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고, 신장 질환 위험도 커질 수 있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등 대사질환과도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예방의 기본은 생활습관 조절이다. 술을 줄이고, 배달음식과 기름진 안주, 내장류, 일부 해산물, 과당이 많은 음료를 피하는 것이 좋다. 갑자기 굶는 다이어트보다는 체중을 천천히 줄이는 방식이 낫다. 물을 충분히 마셔 요산 배출을 돕고, 저지방 우유나 요거트 같은 유제품을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발가락이나 발목이 갑자기 붉게 붓고 밤새 잠을 못 잘 정도로 아프다면 단순 염좌로 넘기지 말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통풍은 발작이 지나가면 통증이 사라져 병이 나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요산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같은 통증이 반복될 수 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