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주를 찾은 누적 관광객이 지난 23일 9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9월2일 900만명을 넘어선 것과 비교하면 열흘가량 빠른 속도다.
27일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23일까지 제주를 방문한 관광객은 900만7141명으로 집계됐다. 내국인은 733만5765명으로 전년 대비 1.9% 늘었고 외국인도 167만1376명으로 15.2% 증가했다.
숫자만 보면 회복세지만 월별로 뜯어보면 회복 속도는 더디다. 상반기 완만한 회복 흐름을 보이던 내국인 관광객이 5월부터 석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5월 7.2%, 6월 11.5%, 7월 5.2% 각각 줄었다. 최근 증가세를 이끄는 것도 내국인이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이다.
제주 관광업계는 내국인 감소의 원인으로 항공 공급 문제를 꼽는다. 제주도 역시 지난 21일 관광분야 회의에서 고환율·고유가와 함께 항공사들의 국제선 운항 확대, 저비용 항공사(LCC)의 정비·운항 조정 등이 겹치며 국내선 공급석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국내선 좌석이 줄면서 항공권 가격 부담이 높아진 게 내국인 관광객 감소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도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선 공급 좌석은 하루 평균 약 2000석, 전체로는 37만석(5%) 줄었다. 감소 폭은 갈수록 확대돼 4월부터 7월까지 4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각각 6.8%, 3.3%, 9.1%, 4.5%씩 줄었고, 국내선 여객 수도 같은 기간 0.6%, 6%, 9.9%, 5.5%씩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좌석이 줄면 항공권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고, 이는 대체 여행지로 수요가 이동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도 지난달 29일 상반기 경제 모니터링에서 유류할증료 인상과 항공 공급 축소로 내국인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도는 국토교통부에 항공사별 운항계획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계획대로 운항하지 않는 항공사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성수기에는 대형 항공기와 임시편을 투입하는 방안도 국토부·항공사와 협의한다.
항공·관광업계는 이용객이 적은 시간대 운항을 늘리는 항공사에 대한 인센티브, 국내선 항공유 세제 지원, 성수기 이착륙 시간대의 탄력적 운영 등을 공급 확대 방안으로 제시했다. 10년 만에 재개된 인천-제주 직항 노선을 활용해, 이 노선을 이용하는 단체 관광객에게는 제주지역화폐 '탐나는전'을 지원해 이용을 늘린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러한 공급 확대 조치가 추석 연휴 등 성수기 수요를 실제로 흡수하는 데 성과를 내는지가 9~10월 내국인 관광객 흐름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요 여행 플랫폼 통계에서도 연휴 기간 국내 여행지로 제주를 가장 많이 선택하는 흐름이 나타난다"며 "이런 수요를 실제 여행으로 옮기려면 항공 좌석 확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