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관리회사가 AI 솔루션 판다…신한펀드파트너스의 변신

입력 2026-08-25 17:31
금융회사의 인공지능(AI) 전환은 대개 은행이나 증권사처럼 고객 접점이 많은 계열사가 주도한다. 하지만 신한금융에서는 펀드 사무관리를 맡는 신한펀드파트너스가 AI 전환의 선두에 서고 있다. 직원 250여 명이 직접 만든 AI 에이전트가 400개를 넘어섰고, 최근에는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을 외부 금융사에 판매했다. 사무수탁업을 넘어 AI 솔루션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는 평가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펀드파트너스는 지난달 삼성자산운용의 사내 AI 플랫폼 구축 프로젝트를 수주해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내 메신저와 전자결재 등 임직원이 자주 사용하는 업무 시스템에 AI 에이전트를 연동하는 게 핵심이다. 오는 10월 구축을 마칠 예정이다. 펀드 기준가 산출 등을 대행하는 사무수탁사가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을 금융사에 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한펀드파트너스는 지난 4월 업계 최초로 총 수탁고 1000조원을 돌파한 사무수탁업계 1위 회사다. 펀드 기준가 산출과 회계·보고 업무를 대행하면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갖춘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AI 전환에 속도를 냈다. 데이터 확인과 입력, 문서 작성 등 반복 작업이 많은 사무수탁업 특성상 AI를 활용할 때 생산성 개선 효과가 크다고 판단해서다.

지난해 1월에는 전담 조직인 AI 혁신부를 신설했다. 올 상반기에만 40회 넘는 실무 교육을 진행했다. 전문 개발자가 시스템을 일괄적으로 만드는 방식이 아니라 현업 직원이 필요한 AI 도구를 직접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과정에서 만든 자체 AI 플랫폼이 ‘신비’다. 코딩 경험이 없는 직원도 업무에 필요한 AI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도록 개발 과정을 단순화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직원들이 직접 만든 AI 에이전트는 413개에 달한다. 전체 임직원이 250명 남짓인 점을 감안하면 1인당 평균 1.6개꼴이다.

직원들이 만든 AI는 실제 업무에 투입되고 있다. 주주총회 결과 공시 추출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과거에는 직원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접속해 공시를 하나씩 확인한 뒤 필요한 내용을 직접 옮겨 적어야 했다. 지금은 AI가 공시를 읽고 필요한 정보를 추출해 정리한다. 수시간 걸리던 입력과 문서 작성 작업이 수분 단위로 줄었다.

생산성 향상은 인력 운용에도 영향을 미쳤다. 신한펀드파트너스는 지난해 국민연금 투자자산 일반사무관리업체로 선정돼 올해 초부터 전주에서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사업 개시 과정에서 30여 명의 인력이 전주로 이동했지만 별도 증원 없이 기존 업무를 유지했다”며 “AI를 활용한 업무 자동화로 인력 공백을 상당 부분 메웠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