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우리, BNK 이어 황병우 iM 회장 연임도 순풍? [김보형의 뷰파인더]

입력 2026-09-02 08:06
수정 2026-09-02 10:10


“은행 시장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겠습니다.”

대구·경북에 기반을 둔 국내 최초 지방은행(1967년 설립)인 DGB대구은행은 2024년 5월 16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시중은행 전환 은행업 인가를 받았다. 시중은행 전환을 주도한 황병우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현 iM금융지주 회장)은 이날 “디지털 혁신 서비스로 동반성장하는 새로운 시중은행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대구은행은 설립 57년 만에 사명을 모바일 뱅킹 앱 이름인 ‘iM뱅크’로 바꾸고 강원(원주), 충북(청주), 충남(천안)을 시작으로 8월 광주(전남), 전주(전북) 지점을 열면서 전국 영업망을 완성했다.

2023년 1월 대구은행장에 취임해 시중은행 전환을 주도했고 이어 2024년 3월부터는 iM금융지주 회장으로 시중금융 지주 안착에 집중해온 황병우 회장의 임기(3년)가 내년 3월 끝난다. iM뱅크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과 경쟁하는 ‘메기’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황 회장의 연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뉴 하이브리드’ 전략…턴어라운드 성공

iM금융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활황에 힘입어 2021년 역대 최대인 5031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지만 부동산 경기 악화에 따른 충당금에 발목이 잡혔다. 계열 증권사 하이투자증권(현 iM증권)이 PF 사업에 집중한 게 화근이었다. 2024년 iM금융의 순이익은 2149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황 회장은 구원투수로 나서 건전성 관리와 함께 핵심 계열사인 iM뱅크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았다. 그는 시중은행과의 몸집(영업점) 경쟁에서는 승리할 수 없다고 보고 인터넷 전문은행과 전통 은행의 강점을 결합한 ‘뉴 하이브리드 뱅크’로 승부수를 띄웠다. 소매금융은 모바일 뱅킹 등 디지털 채널을 앞세우고 기업금융은 기업영업지점장(PRM)의 노하우를 결합하겠다는 구상이었다. 디지털 상품 경쟁력 강화를 앞세워 iM금융의 모바일 앱의 월간활성사용자(MAU)는 210만 명을 넘어섰다. 시중은행에서 퇴직한 베테랑 은행원을 성과연봉제 방식으로 채용한 PRM 전략도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 PRM 여신 잔액은 5조7818억원으로 작년 상반기(4조3949억원)에 비해 30% 넘게 증가했다.

덕분에 iM금융은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2025년 iM금융 순이익은 4439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6.6%나 증가했다. 2021년(5031억원) 이후 4년 만에 최대 실적이었다. iM뱅크의 순이익이 전년에 비해 6.7% 증가한 3895억원을 기록했고 그룹의 골칫거리였던 iM증권도 순이익이 흑자(756억원)로 돌아섰다.

외부 인사 영입을 통한 조직문화 혁신도 돋보이는 부분이다. 박병수(CRO·그룹리스크관리총괄) 부사장과 천병규(CFO·그룹재무총괄) 부사장 등 iM금융 부사장 2인 모두 외부 출신이다. 작년 말 임원인사에서는 그룹전략총괄(CSO)에 SC제일은행 출신의 엄중석 전무도 영입했다. 한 은행계 금융지주 인사담당 임원은 “같은 고향과 학교 출신들이 모인 지방은행은 폐쇄적인 ‘끼리끼리’ 문화가 문제”라며 “황 회장이 지방을 벗어나 시중금융그룹으로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비은행·비이자이익 확대 ‘숙제’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는 대출 자산을 꾸준히 늘려가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상반기 iM뱅크의 원화대출금은 60조2462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3% 증가했다. 기업대출 잔액(36조6830억원)은 같은 기간 5.9% 늘었다. 특히 우량 대출로 꼽히는 대기업 대출 잔액(5조9511억원)을 32.8% 불린 점이 눈에 띈다. 가계대출 잔액(22조2770억원)도 전년 말에 비해 2.0% 늘었다.

하지만 자산 성장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이 뒷걸음질친 건 아쉬운 부분이다. iM뱅크의 상반기 순이익은 2457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4.2% 감소했다. 이자이익(7834억)은 같은 기간 6.4% 늘었지만 비이자이익(190억)이 68.3% 급감한 게 영향을 미쳤다. 총영업이익(8024억원)에서 비이자이익(190억원)이 차지하는 비중도 2.4%에 그쳤다. 8% 수준인 4대 시중은행의 비이자이익 비중에 크게 못 미친다. 자산관리(WM)는 물론 외환·유가증권 분야 경쟁력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경영 효율성도 시중은행에 비해 떨어지는 편이다. iM뱅크의 상반기 판매관리비(3715억원)는 전년 동기보다 8.9% 증가했다. 영업이익경비율(CIR)은 46.3%로 40%를 밑도는 4대 시중은행과 격차가 여전하다.

최근 BNK금융과 JB금융의 합병을 제안한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iM뱅크에 대해 “이름만 바꿨을 뿐 정말로 경쟁력을 갖추고 기존 시중은행에 경쟁 압력을 가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iM금융 전체로는 증권과 보험, 캐피탈 등 비은행 계열사를 키우는 것도 숙제다. 상반기 iM증권(449억원)과 iM라이프(182억원), iM캐피탈(395억원), iM에셋자산운용(63억원) 등 비은행 계열사의 합산 순이익은 1089억원으로 iM뱅크(2457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황 회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계열사 간의 단순한 연계 영업을 넘어 고객 관점에서 모든 금융서비스가 연결되는 ‘심리스(Seamless·매끄러운) iM’을 지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비은행과 비이자이익 부문 강화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10월 차기 회장 선임 절차 본격화

iM금융은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처음으로 최고경영자(CEO) 후보 추천·검증 과정에 외부 자문기관을 참여시켜 객관성과 투명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내년 3월 황 회장 임기 만료를 앞둔 iM금융은 최근 차기 회장의 자격 요건도 공개했다. 금고 이상의 형을 받거나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지 않은 금융 전문가로 윤리 의식을 갖춘 인물을 기본 조건으로 제시했다. 만 67세 이하(주주총회 승인일 기준)면서 국내외 금융회사에서 20년 이상 근무해야 한다는 조건도 충족해야 한다.

특히 눈에 띄는 요건은 ‘최근 5년 이내에 국내외 금융회사에서 최고경영자(CEO) 또는 부행장·부사장 경력이 있는 자’라는 내용이다. 새로 추가된 요건으로 CEO 자격을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외부 후보도 공정하게 경쟁할 기회를 주라는 금융당국의 요구와도 맞닿아 있다. 전문성이 떨어지는 ‘낙하산 인사’를 방지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iM금융은 이러한 자격 요건을 바탕으로 차기 회장 선정을 위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가동할 예정이다. 금융권에선 10월 이후 본격적인 선정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iM금융은 지난해 말 기준 내부 인사 6명과 외부 인사 9명 등 총 15명을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관리하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선 황 회장이 iM뱅크의 시중은행 전환과 안착에 성공한 만큼 연임이 무난하다고 보고 있다. 황 회장은 경제학 박사(경북대) 출신이면서도 지주 미래기획총괄(상무), 지속가능경영총괄(전무)을 거치며 컨설팅, M&A, 전략, 인사관리(HR) 업무를 두루 맡아 실무에도 능하다는 평가다. 금융당국이 마련 중인 지배구조 개선안도 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 제한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황 회장과 거리가 있다. 올 3월 임기가 끝난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물론 지방금융지주인 BNK의 빈대인 회장도 모두 연임에 성공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