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천피도 무너졌는데 뭘 사야하나"…전문가가 찍은 종목은 [한경우의 케이스스터디]

입력 2026-08-25 11:06
수정 2026-08-25 11:37
미국 국채금리 상승이 글로벌 증시를 짓누르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수익률을 지키기 위해 자기자본수익률(ROE)에 주목하라는 조언이 나왔다. ROE가 기업이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다만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는지 여부에 따라 ROE 상승이 기대되는 종목 중에서도 투자 종목을 선택하는 방법이 달라져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215.99포인트(3.12%) 내린 6696.96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30일의 5593.56을 저점으로 반등했지만, 종가 기준으로 7000선을 탈환하지는 못했다.

특히 지난 18일 장 초반엔 7200선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이후 힘이 빠지며 도로 6000대로 내려앉았다. 이튿날인 19일에도 급락세가 이어지며 유가증권시장에선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매매 매도 호가 일시 효력정지)가 발동됐고, 종가 기준으론 지수가 5.80%나 급락했다.

미국 국채 30년물 금리가 급등한 여파다. 미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연 5.3100%를 기록해 2007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후 조정받긴 했지만, 여전히 연 5.2% 선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글로벌 채권 시장의 벤치마크로 인식되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도 연 4.7%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할인율은 4.7%로, 미 국채 10년물 금리와 차이가 없고, 주식시장 할인율과 시중금리 격차는 2007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의 할인율은 주가수익비율(PER)의 역수다. 시가총액을 원금으로 투자하면 당기순이익이 수익으로 돌아온다는 뜻이다. 문제는 주식은 위험자산이라는 점이다. 위험을 떠안고 투자했는데, 수익률이 무위험자산인 미 국채와 같은 수준이라면 주식 투자의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재만 연구원은 “고금리 국면에서 기업의 효율성 개선 여부가 주가 수익률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같은 돈(자본)으로 얼마나 많은 수익을 창출하는지를 나타내는 ROE가 주식투자에 중요한 지표로 떠오르는 이유다. 특히 이번 미 국채 초장기물 금리 상승이 빚을 많이 진 정부에 대한 불신과 기업들의 효율성 개선이 맞물린, ‘자본의 선호도 변화’의 결과라는 점에서 투자 지표로서 ROE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이 연구원은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도 금리 상승이 이어질지 여부에 따라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금리가 계속 상승한다면 주주환원 확대의 결과로 ROE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이, 금리 상승세가 멈추고 현재 수준에서 횡보한다면 이익 증가에 따라 ROE가 개선되는 종목이 각각 유망하다는 것이다.

ROE가 총자산수익률(ROA)과 재무레버리지의 곱으로 분해된다는 데서 착안한 투자 아이디어다. ROE를 ROA와 재무레버리지로 분해할 수 있는 건 자기자본 규모가 비슷한 상태에서 이익이 늘어나도 ROE가 상승하지만, 같은 이익 수준에서 자기자본 규모가 줄어도 ROE가 개선된다는 뜻이다.

이 연구원은 “시중금리가 상승하는 국면에서는 이익 증가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기 때문에, 재무레버리지 비율을 높인 결과로 ROE가 상승할 것이란 기대가 큰 기업의 주가 성과가 좋을 수 있다”며 “금리 상승이 멈춘 고금리 국면이던 2023년 11월~2024년 8월에도 주식 투자에서 ROE가 중요한 건 같았지만, ROA 상승을 기반으로 그 비율이 높아진 종목의 주가 상승률이 높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서비스를 활용해 올해 말 기준 ROE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작년보다 큰 흑자 종목 중 올해 2분기 말 기준으로 재무레버리지의 1년 전 대비 변화율이 부채총계 변화율보다 높은 종목을 추렸다. 부채 증가보다 자본 감소에 따라 ROE가 커진, 금리 상승 국면에서 유망한 종목을 찾아내기 위해서다.
추려진 종목을 분석한 결과 아세아시멘트와 하나투어의 경우 자본 감소가 올해 ROE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됐다. 또 신세계인터내셔날, 하이트진로, 한섬 등은 증가한 이익의 상당 부분을 주주에게 돌려주면서 자본 증가를 억제한 종목으로 꼽혔다.

아세아시멘트의 올해 연간 ROE 컨센서스는 3.29%로, 작년(1.55%) 대비 1.74%포인트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자본총계는 지난 1년 동안 0.32% 감소했다. 전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3612억원인 아세아시멘트는 지난 6월18일 보통주 52만8156주(약 50억2276만원)를 소각하기로 결정헀다. 이에 앞서 5월 말 공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는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합쳐 별도 기준 순이익의 4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금리 상승세가 진정된 이후 현재의 금리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가정했을 때의 유망한 종목이 다수였다. 올해 ROE 컨센서스가 작년 대비 2배 이상인 종목만 해도 62개에 달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