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씨(37)와 60대 남성 실종 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혐의를 받는 제주 경찰관 A경장이 석방 직후 유족의 항의를 뿌리치고 도망가는 영상이 SNS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취재진의 질문에도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차량에 오르는 장면이 공개되면서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A경장은 지난 24일 오후 제주 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풀려났다. 법원이 긴급체포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하면서다.
경찰서 앞에서 기다리던 한 유가족은 석방된 A경장을 향해 달려가 “야! 이리 와봐. 어디 가냐고. 말해봐”라며 옷깃을 잡아당겼다. A경장은 유가족의 손을 뿌리친 뒤 빠른 걸음으로 차량에 탑승했다.
취재진도 “시신이 발견됐는데 유가족에게 한 말씀 하시라”, “죄송하지도 않으신가”라고 물었지만 A경장은 답하지 않았다.
A경장이 허위 종결한 것으로 의심되는 60대 남성 실종 사건 유가족은 “그래도 경찰을 믿었다”며 “어처구니가 없다. 이게 국민을 위한 경찰이 맞나”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A경장은 지난 5월 실종 신고된 장씨와 연락이 닿았다는 취지로 가족에게 거짓말을 한 뒤 사건을 자체 종결하고,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 관리 목록에서도 관련 자료를 삭제한 혐의를 받는다.
장씨 사건이 공론화된 뒤 A경장이 처리한 다른 실종 사건에서도 비슷한 의혹이 드러났다. A경장은 지난 7월2일 접수된 60대 남성 실종 사건도 유사한 방식으로 허위 종결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실종자 가족은 장씨 사례가 언론에 보도된 뒤 지난 21일 경찰에 다시 신고했다. 경찰이 수색에 나선 이튿날인 22일 실종자는 제주 모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경장이 과거 단독으로 처리한 실종 사건이 약 200건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이 가운데 부당하게 종결된 사례가 있는지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A경장은 지난 22일 직무유기, 공전자기록 위작 및 행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이후 하루 만에 긴급체포가 부당하다며 체포적부심을 신청했다.
법원은 A경장의 신원이 명확하고 소재가 파악되고 있었던 만큼 체포영장을 발부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형사소송법상 긴급체포 요건인 긴급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다만 검찰은 경찰이 신청한 A경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A경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이르면 25일 열릴 전망이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