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한끼 '4900원'으로 해결"…가성비에 직장인들 우르르 [트렌드+]

입력 2026-08-25 13:50
수정 2026-08-25 14:04

고물가로 직장인들의 평균 점심값까지 가파르게 오르면서 알뜰한 한 끼를 찾는 수요를 겨냥한 편의점 업계 간편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NHN페이코의 모바일 식권 결제 데이터를 통해 집계된 올 상반기 수도권 직장인의 평균 점심값은 9500원으로 2017년 대비 약 58% 올랐다. 특히 삼성동은 1인 평균 점심값이 1만5000원에 달해 수도권 12개 업무권역 중 가장 비쌌고, 강남 1만4000원, 여의도·서초 지역 1만3000원으로 뒤를 이었다.

잡코리아 조사에서도 직장인 72.2%가 점심값이 "부담스럽다"고 답했고, 47.9%는 실제로 점심값을 줄여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직장인의 '가성비 한 끼'로 편의점 도시락 등 간편식이 주목받고 있다.

교보증권의 유통업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6월 편의점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5.1% 증가했고, 구매 건수는 3.1%, 구매 단가는 2% 늘었다. 특히 도시락 카테고리는 편의점 매출 구조 변화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GS25에 따르면 올해 1~7월 도시락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6% 신장하며 전체 편의점 매출 성장률을 크게 웃돌았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실적보고서에서도 최근 1년간 담배 매출 비중이 1.2%포인트 낮아지는 동안 식품과 가공식품 매출 비중은 1.3%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품질 높이고, 검증된 메뉴로 다양화
세븐일레븐은 지난해부터 '라이스 프로젝트'를 가동하며 밥 품질 혁신을 앞세운 2세대 간편식을 선보였다. 올 뉴 콘셉트로 전환한 4월 이후 삼각김밥과 김밥 매출 증가율은 각각 33%, 28%로 리뉴얼 전 대비 10%포인트 이상 뛰었다.

세븐일레븐 측은 "'언제 어떻게 먹어도 맛있는 밥'이라는 테마 아래 냉장밥 노화 방지 및 수분 보존 기술을 구축해 전자레인지 조리 없이 차가운 상태로 먹어도 밥의 찰기를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은 삼각김밥 23종과 김밥 17종에 이어 유부초밥 2종, 마키 라인업까지 추가하며 밥류 간편식 전반을 재편하고 있다.

CU는 지역 축제와 연계한 로컬 미식 메뉴로 차별화에 나섰다. 지난달 '2026 대구 치맥페스티벌' K치킨 신메뉴 경연대회에서 최고상을 받은 대구 로컬 브랜드 '닭동가리' 레시피를 구현한 '아보 트러플 치킨'을 6500원에 출시했다. 지난해 '2025 김천김밥축제' 우승작인 '호두마요 제육김밥'을 상품화해 출시 4개월 만에 40만여개를 판매한 데 이은 행보다.

CU는 향후 2026 김천김밥축제 우승작을 비롯해 'K떡볶이 콘테스트' 수상 메뉴 등 지역 축제 연계 상품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GS25는 과거 메가 히트 상품을 복원한 '넘버원' 시리즈로 승부수를 던졌다. 첫 주자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연속 도시락 판매 1위를 기록한 '치킨도시락'을 4900원에 재출시했다. 갈릭마요치킨과 깐풍치킨 두 가지 맛에 소시지, 에그샐러드, 볶음김치를 곁들인 구성이다.

GS25는 스테디셀러인 '혜자로운 시리즈'와 매달 새로운 테마를 선보이는 '이달의 도시락' 등과 함께 도시락 라인업을 다변화해 선택의 폭을 넓힐 방침이다.

새로운 트렌드, 작지만 건강하게신제품 경쟁과 함께 '소용량'과 '건강'을 키워드로 한 트렌드 변화도 뚜렷하다.

CU가 올해 1월 출시한 'get모닝 꼬마김밥'은 약 50일 만에 100만개가 판매됐는데, 미니 사이즈 2종이 전체 판매량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이후 CU는 부담스러운 양과 칼로리, 잔반 처리를 꺼리는 소비자 수요를 반영해 'PBICK 더 키친 미니 간편식' 시리즈 13종을 지난 18일부터 순차적으로 출시하며 '스몰 밀' 트렌드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헬시플레저(건강 지향) 트렌드 역시 간편식 매출 지형을 바꾸고 있다. GS25의 경우 올해 8월 17일까지 샐러드 제품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8.5% 증가했고 닭가슴살은 20.3%, 단백질 음료는 27.9% 늘었다.

특히 단백질 음료는 올 상반기 기준 바나나우유를 제치고 GS25 가공유 카테고리 내 매출 1위 상품군으로 올라섰다.

업계 관계자는 "도시락을 비롯한 편의점 간편식 소비가 단순한 한 끼 때우기를 넘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와 취향, 건강 관리까지 아우르는 복합적 소비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