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손절하더니…'빅쇼트' 버리, '뭉칫돈' 베팅한 곳이

입력 2026-08-24 21:08
수정 2026-08-24 21:59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으로 알려진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주식을 모두 처분했다. 알리바바 주가가 지금보다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야 다시 관심을 가질 수 있다며 고평가됐다는 판단을 내놨다.

2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버리는 최근 서브스택에 올린 글에서 알리바바 보유 지분을 전량 매도했다고 밝혔다. 대신 경쟁 온라인 유통업체 징둥닷컴에 “대규모”로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버리는 당초 한두 달 뒤 징둥닷컴에 옮긴 자금 대부분을 다시 알리바바로 옮길 계획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이제는 아니다”라며 알리바바에 대한 투자 판단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그는 알리바바 주가에 대해 “다시 관심을 가지려면 절반은 떨어져야 한다”고 했다.

사이언 캐피털 매니지먼트 창립자인 버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 미국 주택시장 붕괴에 베팅해 막대한 수익을 올린 인물이다. 그의 투자 이야기는 영화 ‘빅쇼트’로 알려지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버리의 발언은 알리바바가 대규모 신주 발행 계획을 발표한 직후 나왔다. 알리바바는 인공지능 투자 자금 마련을 위해 약 800억홍콩달러, 우리 돈 약 14조원 규모의 신주를 발행하기로 했다.

신주 발행가격은 주당 112.70홍콩달러로 정해졌다. 지난 21일 홍콩 증시 종가 123홍콩달러보다 8.4% 낮은 수준이다. 이번 거래는 홍콩 상장기업의 후속 주식 발행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신주 발행 소식이 전해지자 24일 오전 알리바바 주가는 8.6% 급락했다. 버리는 알리바바의 증자에 대해 “신주 발행을 지지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알리바바의 투자자본수익률이 계속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알리바바는 최근 AI 관련 자본지출을 크게 늘리고 있다. 이 여파로 4~6월 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75% 급감했다. 시장에서는 막대한 AI 투자가 향후 수익성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를 두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버리는 지난 4월 알리바바에 새롭게 투자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주가가 오른 가운데 대규모 증자와 수익성 악화 우려가 겹치자 지분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알리바바 미국주식예탁증서는 올해 들어 18.6% 하락했고, 지난 21일 하루에만 8.6% 떨어졌다. 홍콩 상장 주식도 올해 들어 13.9% 하락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