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한국에서 사실상 막혀 있던 ‘약 배송’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처방약을 구하기 위해 동네 약국을 전전하는 ‘약국 뺑뺑이’ 불편을 줄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보건복지부와 중소벤처기업부, 국무조정실은 지난 20일 비대면진료 활성화를 위해 약 배송 확대 방안을 논의하고 약국 재고정보 제공 체계를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에선 약 배송을 이미 제도화했다.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의 ‘아마존 파머시’(사진)는 의사가 전자 처방전을 전송하면 보험 적용과 결제를 거쳐 처방약을 집으로 보내주는 온라인 약국 서비스다. 미국 전역에 처방약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약사 상담도 지원한다. 일본은 2020년 약기법 개정으로 온라인 복약지도를 제도화하면서 처방약을 집으로 배송받을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 2022년에는 규제를 완화해 온라인 복약지도 대상을 확대했다.
한국에선 약 배송 확대를 두고 약사 단체의 반대가 이어져 왔다. 대한약사회는 지난 21일 성명을 내고 “비대면진료 현황과 불법 약 배송, 비급여 처방 오남용 실태 파악이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배송을 전면 확대해서는 안 된다”며 “특히 비급여 의약품의 무분별한 처방·배송과 배송 중 의약품 변질 문제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내에선 섬·벽지 거주자와 장기요양수급자, 등록 장애인, 감염병 확진자, 희소질환자 등 일부 대상자에게만 약 배송을 허용하고 있다. 정부는 범부처 민관협의체를 꾸려 현장 쟁점을 조율하고 비대면진료 환자의 약 배송 허용 범위를 넓히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