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비거주 1주택을 투기로 보는 시각부터 바꿔야

입력 2026-08-24 17:47
여당이 고위당정협의회를 열어 부동산 세제 개편안 수정에 본격 들어갔다. 3주 전 발표한 정부안에 대해 민심이 급속도로 악화하자 김민석 신임 당 대표가 발벗고 나선 모양새다.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도 회의에 참석해 “합리적 의견의 정책 반영”을 약속한 만큼 수정안은 이번 주 확정될 전망이다.

비거주 1주택자에게 물리기로 한 중과세를 완화하는 게 수정안의 핵심이다. 여당은 “1주택자 종부세는 거주·비거주 구분을 두지 말 것을 정부에 강력히 요청했다”고 브리핑했다. 9억원으로 내린 비거주 1주택 종부세 기본공제 한도를 원상회복(12억원)하거나 거주 1주택 수준(14억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전년 대비 200%로 올린 종부세 부담 한도를 150%로 되돌리는 방안도 거론된다.

양도소득세 중과세 방안 또한 손보기로 했다. 비거주 1주택자의 장기보유특별공제 배제가 집주인의 실거주를 강요해 전·월세난을 부르는 부작용을 의식해서다. 교육, 육아 등으로 실거주 인정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거주 인정 요건 확대와 같은 땜질 처방을 넘어 1주택자도 투기로 간주하는 시각부터 교정할 필요가 있다. 비수도권 주민의 서울 집 매수 등 통념상 투기로 볼 수 있는 사례를 제외한 나머지는 중과세하지 않는 네거티브 방식이 합리적이다.

실거주 1주택자의 불만도 가벼이 넘겨선 안 된다. 집값이 많이 올랐다는 이유로 1주택자에게까지 중과세하는 것은 ‘질투의 입법화’로 볼 수 있다. 부동산 이익을 ‘닥치고 불로소득’으로 전제하는 것 역시 공감하기 어렵다. 부동산도 각자의 자율적 선택으로 최적의 균형을 만들어가는 시장경제 문법에서 예외일 수 없다. 세금으로 가격을 통제하는 방식이 무주택자의 고통을 가중시킨다는 역설은 이전 정부에서도 수차례 확인됐다.

부동산 세제 개편의 목표는 부자 증세, 세수 확보가 아니라 서민 주거 안정이어야 한다. 다행히 청와대는 ‘재정경제부 발표안은 국민 의견을 듣기 위한 출발점’이라며 원점 재검토 가능성을 열어놨다. 최고 5%로 높인 종부세율, 장기거주 소득공제 한도(10억원) 신설 등 재산권 침해 논란을 부른 여러 이슈도 열린 시각으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