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비극으로 끝난 제주 여성실종 사건…국민안전 경찰에만 맡겨도 되나

입력 2026-08-24 17:47
지난 5월 제주에서 실종된 장미란 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어제 발견됐다. 어디선가 살아있기를 애타게 바라던 가족·지인은 물론 국민에게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실종 신고를 접수한 담당 경찰이 원칙대로 수색을 이어갔더라면 상황이 달랐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더한다.

경찰은 장씨 실종 사건을 허위로 종결하고 기록을 조작한 혐의로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A경장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경장은 장씨 실종 신고 접수 2시간30분 만에 “본인과 연락됐고, 무사하다”며 현장 수색 인력을 철수시키고 사건을 종결 처리했다. 충격적인 것은 지난달 2일 실종 신고된 60대 남성에 대해서도 똑같은 수법으로 사건을 종결했다는 점이다. 실종자는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이번 사건으로 경찰의 허술한 시스템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담당 경찰관이 상급자 결재나 교차 검증 없이 사건을 임의로 종결하고 시스템에서 삭제할 수 있는 구조는 납득하기 어렵다. 사건 종결 전 실종자 대면 확인 등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이유다. 같은 사례가 얼마든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게 한다.

경찰 내부의 일탈은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서울 강남경찰서에서는 수사팀장이 피의자를 참고인으로 둔갑시켜 사건을 무마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장윤기 사건’에선 경찰관인 아버지가 주요 증거를 인멸한 일도 있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검찰의 보완수사가 아니었다면 성범죄 정황은 묻혔을 것이다.

검찰이 보완 수사권을 가진 상황인데도 이 정도다. 10월이면 검사의 수사권이 폐지되고 경찰이 모든 수사를 책임지게 된다. 이런 경찰에 어떻게 국민의 안전을 믿고 맡길지 불안감이 크다. 경찰은 실종 사건 처리 시스템을 비롯해 수사 전반을 근본적으로 개혁할 필요가 있다. 경찰 수사에 대한 외부 감시·통제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도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