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데이터처가 최근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5월 국내 고령층 취업자가 사상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돌파했다. 더 이상 환갑을 전후한 퇴직이나 은퇴가 인생의 마침표가 아니라는 뜻이다. 대학생, 사회초년생의 전유물처럼 보였던 인턴십 앞에 노년을 일컫는 ‘실버’를 붙인 일자리 제도를 시도하는 기업의 모습도 그리 낯선 풍경은 아니다.
30대 경영자(CEO)와 20대 사수를 모시는 60대 인턴의 ‘오피스 라이프’는 어떤 모습일까. 한국사회의 고민을 유쾌하게 그려내는 영화 한 편이 다음 달 16일 극장에 걸린다. 김도영 감독의 신작 ‘인턴’이다. 충무로 대표 배우 최민식이 ‘강점은 경험이 많다는 것, 약점은 나이도 많다는 것’이라는 이력서를 내미는 시니어 인턴 기호를, 배우 한소희가 그를 채용한 선우를 연기했다.
24일 서울 한강로3가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제작발표회에 나선 최민식은 “한국인의 애환, 한국인의 세대 간 갈등을 한국인만의 정서로 표현하면 또 다른 맛이 있겠구나 싶었다”라며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영화를 소개했다.
최민식이 ‘한국인의 정서’를 강조한 것은 영화가 낸시 마이어스의 영화 ‘인턴’(2015)을 원작 삼았기 때문이다. 할리우드 명배우 로버트 드 니로, 앤 해서웨이가 주연한 이 작품은 국내에서 361만 명의 관객을 끌어모으는 등 인기를 끌었다. 치기 어린 젊은 상사가 노련한 인턴과 교류하며 성장해 나간다는 서사가 의외로 한국에서 정서적 공감을 샀기 때문이란 평가를 받았다.
원작이 개봉한지 11년 만에 리메이크 된 ‘인턴’은 한국 관객이 보다 쉽게 이입할 수 있는 디테일을 덧붙였다. 빠르게 성장한 국내 스타트업 대표를 취재해 한국 기업문화를 녹여냈다는 게 김 감독의 설명이다. 한소희는 “촬영하면서 오히려 원작을 잊으려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젊은 패션 브랜드 기업을 배경으로 삼은 만큼, 주인공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옷맵시가 볼거리다. 특히 최민식은 “요새는 아침에 판교로 출근하는 직장인들을 보면 반바지를 입은 모습도 보인다”면서도 멀끔한 양복에 칼주름 진 셔츠, 틈새 없는 넥타이 차림은 양보하지 않았다.
그는 “자유분방한 젊은 직원들과 대비되는 양복과 셔츠, 타이는 삶의 현장에서 살아남으려 모진 세월을 견딘 (중장년층의) 전투복 아니겠느냐”라며 “타이를 하고 직장생활을 해본 적 없는데, 이번 영화를 통해 제대로 경험했다”고 말했다.
유승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