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원? 5만원이어도 특별하다면 간다"...요즘 극장에 줄 서는 이유

입력 2026-08-24 16:02
수정 2026-08-24 16:26

"대형 스크린으로 집중해서 볼 수 있고, 팝콘을 먹는 것까지 하나의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2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영화 '오디세이'를 보기 위해 2만원이 넘는 티켓을 어렵게 구했다. 주말 인기 시간대는 매진되는 경우가 많아 예매 오픈 시간에 맞춰 결제까지 마친 것이다.

티켓값이 2만원을 넘어선 상황에서도 극장을 찾는 관객들이 여전히 적지 않다. 23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일 개봉한 '오디세이'는 누적 관객 약 711만명을 기록하며 784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특히 '오디세이'는 개봉 이후 '용아맥'(CGV용산아이파크몰 아이맥스) 열풍으로 특수관에 대한 높은 수요를 보여줬다. 주말 기준 아이맥스 티켓 가격은 일반관(약 1만3000원)의 두 배 수준인 2만5000원에 달하며, 인기 좌석은 정가보다 5배 이상 비싼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

'오디세이'의 전체 관객 가운데 특수관(아이맥스·4DX·돌비 시네마·스크린X) 관람객 비중은 15.4%로, 아이맥스 관객만 전체의 10%를 차지했다. 특수상영관 매출 비중은 총 22.7%에 달했다.

다른 대작들의 특수관 수요도 두드러졌다. 올 상반기 국내 외화 관객 수 1위를 기록한 '프로젝트 헤일메리' 역시 아이맥스(14.2%)를 비롯해 돌비시네마(2.6%), 스크린X(1.8%), 4D(1.3%) 등 특수관 관객 비중이 총 19.9%에 달했다. 지난해 '아바타: 불과 재' 역시 전체 티켓 매출액 524억원의 절반가량을 특수관에서 벌어들였다.



OTT가 영화를 편하게 볼 수 있게 했다면, 극장은 ‘특별하게’ 볼 수 있도록 맞서고 있다. 실제 OTT 시장 규모는 올해 약 564조원에서 연평균 8.87% 성장할 것으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모더인텔리전스는 전망했다. 이에 업계는 극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요소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1인당 4만~5만원에 달하는 프리미엄 상영관에서도 매진 사례가 나오고 있다. '오디세이'와 '스파이더맨' 등 대작 개봉과 함께 긴 러닝타임의 영화를 편안하게 즐기려는 수요가 늘면서다. 이를 겨냥한 침대업체와 영화관의 협업도 활발하다. 코웨이는 지난 5월 CGV에 24석 전 좌석을 프리미엄 침대로 꾸민 상영관을 열었다. 에이스침대와 템퍼도 리클라이너와 모션베드를 적용한 상영관을 운영하고 있다.

영화관의 대표적인 수익원인 식음료(F&B)에도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을 더해 차별화된 경험을 꾀하고 있다. 팝콘과 음료 등 매점 판매는 영화 티켓과 달리 배급사와 수익을 나누지 않아 수익성에 기여하는 사업으로 꼽힌다. 최근 롯데시네마는 캐릭터 브랜드 '다이노탱'과 협업해 치즈를 주제로 한 메뉴와 캐릭터 굿즈를 선보였다. 영화 관람뿐 아니라 먹거리 등 상품 소비까지 극장 안에서 이뤄지도록 한 것이다.

국내 리서치업체 알스퀘어 최규정 선임연구원은 "2000년대 이후 이어져 온 극장 산업의 양적 팽창은 사실상 끝났다"며 "앞으로 영화관의 경쟁력은 스크린 수가 아닌 공간의 효율적인 활용과 수익모델 다각화에 있다"고 말했다.

오승주 인턴기자 seungju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