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자동차의 한계를 넘어 차원 높은 드라이빙의 감동과 최첨단 사용자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24일 서울 강남구 청담 전시장. 티보 뒤사라 페라리코리아 대표이사는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 스포츠카 '페라리 루체' 국내 공개 행사에서 "한국은 풍부한 문화적 헤리티지에 대한 깊은 이해와 최첨단 미래 기술에 대한 높은 안목을 동시에 갖춘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슈퍼카 브랜드들이 잇따라 전동화에 나서는 가운데 페라리코리아도 이날 서울 강남구 청담 전시장에서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 스포츠카 '페라리 루체'를 국내에 처음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최고경영자(CEO)의 영상 메시지를 시작으로 루체의 엔지니어링과 디자인이 소개됐다.
루체는 기존 파워트레인을 단순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전동화를 통해 브랜드의 가능성과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개발된 모델이다. 네 바퀴에 각각 독립적인 전기 모터를 배치하고 122kWh급 배터리를 얹어 합산 최고출력 1050cv를 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제로백)은 2.5초다.
차체는 페라리 최초로 4도어 5인승 구조를 채택했다. 트렁크 용량은 597L다. 액티브 서스펜션 'ASC 3.0'을 적용해 스포츠 주행 성능과 일상 주행의 편의성을 함께 갖췄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유럽 판매 가격은 55만유로(약 8억8000만원)로 책정됐다. 다만 국내 출시 가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루체는 지난 5월 해외 공개 당시 페라리 특유의 낮고 날렵한 스포츠카 이미지에서 벗어난 4도어 패스트백 디자인을 두고 혹평이 나오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컴퓨터 마우스를 닮았다는 조롱까지 나왔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다이슨 청소기를 합성한 패러디 이미지 등 각종 밈이 확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디자인 논란과 무관하게 시장의 관심은 오히려 뜨거워지는 모습. 지난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몬터레이 카 위크 소더비 경매에 출품된 루체의 맞춤 제작(테일러 메이드) 모델인 '섀시 0'이 4000만달러(약 556억원)에 낙찰되며 역대 신차 경매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디자인은 조니 아이브 경과 마크 뉴슨이 이끄는 크리에이티브 컬렉티브 러브프롬과의 협업으로 완성됐다. 조니 아이브는 애플의 전 최고디자인책임자로 아이폰 디자인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외장과 실내, 디지털 인터페이스까지 하나의 디자인 언어로 통합한 것이 특징이다.
실내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공동 개발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가 계기판(비너클)과 중앙 및 뒷좌석 제어 패널에 적용됐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초박형·고효율 OLED 패널을 세계 최초로 다층 구조로 겹쳐 만든 것이 핵심이다. 12.9인치와 12인치 두 개의 패널이 겹친 다층 구조는 3개의 대형 컷아웃을 통해 상단 패널 뒤 두 번째 디스플레이의 정보가 비치도록 해 입체적인 시각 효과를 구현했다.
티보 뒤사라 페라리코리아 대표이사는 "세계 최고 수준의 디스플레이 기술을 보유한 삼성디스플레이와의 협력은 기술과 럭셔리 디자인이 결합된 완벽한 시너지를 보여준다"며 "페라리 역사의 거대한 전환점이 될 첫 순수 전기차 페라리 루체를 한국 고객들에게 선보이게 돼 매우 뜻깊다"고 말했다.
페라리코리아는 이날 미디어 공개를 시작으로 고객과 주요 인사를 초청하는 '프라이빗 뷰' 행사를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행사는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청담 전시장에서, 9월29일부터 10월4일까지는 부산전시장에서 각각 진행된다.아울러 9월22~23일에는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삼성디스플레이 사옥 로비에서 페라리 루체 차량과 핵심 디스플레이 부품을 전시하는 특별 쇼케이스가 개최될 예정이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