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새 아파트 분양가격이 치솟으면서 서울과 경기의 가격표가 뒤섞이고 있습니다. 같은날 1순위 청약을 받는 서울 서대문구와 경기 부천시 아파트를 비교하면 이런 현상이 두드러집니다. 서울에서는 이른바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를 13억원대에 분양받을 수 있지만 부천에서는 같은 면적에 최고 16억원 넘게 내야 합니다. 입지와 단지 규모 등을 고려하면 두 단지를 가격만 놓고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최근 수도권 분양시장의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입니다. 부천 국평도 16억원 시대 열렸다2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경기 부천시 원미구 상동 '상동역 롯데캐슬 시그니처'와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쌍용 더 플래티넘 서대문'이 전날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분양 일정에 돌입했습니다. 두 단지 모두 25일 1순위 청약을 받습니다. 상동역 롯데캐슬은 부천시 거주자에게 우선권이 주어지고 쌍용 더 플래티넘 서대문은 서울 2년 이상 거주자가 해당지역 우선공급 대상입니다.
눈길을 끄는 건 분양가입니다. 상동역 롯데캐슬 시그니처 전용 84㎡는 타입과 동·층에 따라 14억~16억원대에 책정됐습니다. 전용면적별 분양가(최고가)는 84㎡A 16억3000만원, 84㎡C 15억9800만원, 84㎡D 15억9900만원입니다. 가장 비싼 84㎡E 고층은 16억3800만원에 달합니다.
반면 쌍용 더 플래티넘 서대문 전용 84㎡는 대부분 12억~13억원대입니다. 84㎡A는 3층 12억7950만원에서 시작해 13~14층이 13억7330만원으로 가격이 가장 높습니다. 84㎡B도 12억8690만~13억5340만원입니다. 두 단지의 전용 84㎡ 최고 분양가 차이는 2억6470만원입니다.
상동역 롯데캐슬 시그니처는 옛 홈플러스 상동점 부지인 상동 540-1번지에 지하 8층~지상 49층, 7개 동, 1859가구 규모로 들어섭니다. 전용 84㎡가 1370가구로 전체의 약 74%를 차지하고 113㎡ 308가구, 121㎡ 178가구와 펜트하우스 3가구도 공급됩니다. 입주는 2032년 3월 예정입니다.
지하철 7호선 상동역을 바로 앞에 둔 초역세권 단지라는 게 강점입니다. 서울 서남권은 물론 고속터미널, 논현, 강남구청 등 강남권까지 환승 없이 이동할 수 있습니다. 상동·중동 일대에 상업시설과 병원, 학교, 학원가, 공원 등 생활 인프라도 갖춰졌습니다.
신축 희소성도 관심을 끄는 요인입니다. 모델하우스에는 개관 이후 나흘 동안 약 2만3000명이 방문했습니다. 다만 인근 센트럴파크푸르지오와 힐스테이트중동 등의 최근 거래가격이 12억~13억원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분양가 부담이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규제 문턱은 서울보다 낮습니다. 부천은 비규제지역으로 이 단지는 재당첨 제한과 거주의무가 없고 전매제한은 당첨자 발표일부터 1년입니다. 수도권 거주자가 청약할 수 있으며 경쟁이 발생하면 부천 거주자가 우선합니다. 서울 홍은동 신축 국평 분양가는 13억원대같은 시기 서울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표가 나왔습니다. 쌍용 더 플래티넘 서대문은 홍은동 355번지 일대 가로주택정비사업을 통해 지어지는 단지입니다. 지하 4층~지상 20층, 3개 동 177가구 가운데 62가구가 일반분양됩니다. 전용 59㎡ 3가구, 84㎡ 59가구로 구성됐고 입주는 2030년 1월 예정입니다.
전용 84㎡ 최고 분양가가 13억원대이고 3.3㎡당 분양가는 약 4000만원 수준입니다. 서울 신축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주변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두 단지를 가격만 놓고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쌍용 더 플래티넘 서대문은 177가구 규모의 소규모 단지이고 지하철 6호선 새절역과도 거리가 있습니다. 반면 상동역 롯데캐슬은 1859가구 대단지이면서 상동역 초역세권입니다. 입주 시점도 서대문은 2030년 1월, 상동은 2032년 3월로 2년 넘게 차이가 납니다.
그럼에도 서울보다 높은 경기 아파트 분양가가 등장했다는 점은 최근 수도권 분양시장의 변화를 보여줍니다. 행정구역만으로 가격 수준을 나누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경기 상급지가 서울 외곽보다 더 비싼 것은 사실"이라며 "두 단지를 직접 비교하기보다는 결국 해당 지역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는 가격대인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서울과 경기·인천의 가격 경계가 과거보다 희미해지고 있다면서 "서울과 인접한 지역에선 이런 현상이 더 많이 발생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박 대표는 상동역 롯데캐슬의 분양가에는 다소 보수적인 평가를 내놨습니다. 그는 "적정 가격은 14억원인데 2억원가량 더 높게 나온 것으로 평가한다"며 "전용 84㎡ 가운데 조망이 열린 일부 타입은 1대 1을 넘겠지만 중대형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적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반면 쌍용 더 플래티넘 서대문은 일반공급 물량이 적어 청약 흥행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