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검찰 해체 중단하라"…여권서도 "신중 검토 필요"

입력 2026-08-24 09:26
제주에서 한 시민이 3개월 넘게 실종된 가운데 최초 신고를 받은 경찰관이 실종자와 실제로 연락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 수사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수사기관 간 견제와 검증 장치를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24일 페이스북에 "제주에서 한 시민이 석 달 넘게 행방불명 상태"라며 "가족이 실종 신고를 했지만, 담당 경찰관은 '본인과 연락이 닿았다'는 허위 기록을 남기고 사건을 종결했다. 실제 통화 기록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적었다.

이어 "가족은 그 말만 믿고 기다렸고, 그사이 수색의 골든타임은 흘러갔다"며 "뒤늦게 재수사에 들어갔을 때는 주변 CCTV 영상마저 대부분 삭제된 뒤였다"고 했다.

윤 의원은 "더 참담한 것은 같은 경찰관이 지난 7월 접수된 또 다른 실종 사건도 비슷한 방식으로 종결했다는 사실"이라며 "해당 실종자는 신고 51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고, 또 다른 허위 종결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해당 경찰관은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긴급체포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한 수사기관 내부의 자체 통제만으로는 오류와 일탈을 완전히 걸러낼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며 "실종 사건의 종결 과정에서 담당자의 허위 처리를 내부 통제 절차가 걸러내지 못했고, 결국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수색에 심각한 공백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오는 10월 2일이면 검찰청은 사라지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 체제로 전환된다"며 "보완수사가 필요한 사건은 적지 않다. 2024년 기준 보완수사 요구 후 최종 처분을 받지 못한 피의자는 3만2935명에 달했고, 이 가운데 사기 사건이 8674명으로 가장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더 큰 문제는 수사에 대한 견제와 교차 검증 장치"라며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두고 법조계에서 우려가 제기됐고, 대법원 법원행정처도 제도 변화의 부작용을 막기 위한 충분한 보완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조직을 새로 만드는 것만으로 준비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며 "국민의 사건을 누가 끝까지 수사하고, 잘못된 수사를 어떤 장치로 다시 걸러낼 것인지가 먼저 준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검찰이라는 간판을 없애는 것이 개혁이 아니다. 수사기관의 오류를 다른 기관이 걸러낼 장치까지 없앤다면 그것이 어떻게 국민을 위한 개혁인가"라며 "견제받지 않는 권력의 오류와 일탈로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10월 2일 시행을 앞둔 검찰 해체 절차를 즉각 중단하고 시행을 유예하라"며 "폐지된 보완수사권을 복원하는 입법 조치를 다시 논의하라"고 촉구했다. 또 "실종·강력 사건의 초동 조치와 사건 종결 과정에 대한 실효적인 통제 장치를 제도화하라"고도 했다.

여권에서도 우려가 나왔다. 이언주 민주당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에 "과연 경찰은 수사권을 전적으로 책임지면서 사건을 종결 처리할 역량과 도덕성, 법률 전문성을 갖고 있는가 하는 국민들의 불안감은 이 사건으로 인해 더더욱 커지고 있다"고 적었다.

이 의원은 "수사 기소 분리의 근간이 유지되더라도 과정에서 긴밀한 협력과 관여, 정보공유 등이 원활히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필요하면 형소법 보완 개정해야 한다. 필요한 부분에 대해 자꾸 급히 처리할 게 아니라 신중하고 치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남희 민주당 의원도 같은 날 "국민 피해 없는 개혁이 되도록 여러 기관이 협력해도 모자랄 시간에 서로 권한을 빼앗겠다며 다툼만 벌이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경찰도 중대범죄수사청도 공소청도 제대로 역할을 하고 권한을 남용하지 않도록 많은 노력과 섬세한 제도설계가 필요한 중요한 시기"라고 했다.

한편 실종된 시민은 지난 5월 12일 늦은 오후부터 이튿날 새벽 사이 제주시 한림읍 자택을 나선 뒤 3개월 넘게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앞서 가족은 연락이 끊긴 지 사흘 뒤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지만, 당시 담당 경찰관은 "실종자와 연락이 됐다"며 사건을 종결했다.

이후 가족이 지난 7월 다시 신고하면서 수색이 재개됐고, 해당 경찰관이 실종자와 실제로 연락하지 않았는데도 사건을 종결한 정황이 드러났다. 해당 경찰관은 직무유기 혐의로 긴급체포돼 수사받고 있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