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애플을 제치고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점유율 1위에 오른다는 관측이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보다 14.3%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도 삼성전자가 출하량을 약 0.8% 늘려 '세계 1위'에 복귀한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삼성전자의 폭넓은 지역별 사업 기반, 탄탄한 공급망, 메모리·반도체 안정적 확보 능력을 1위 배경으로 꼽았다.삼성·애플, 스마트폰 '왕좌' 엎치락뒤치락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 '왕좌' 경쟁은 최근 시장조사업체마다 판정이 엇갈릴 정도로 팽팽한 상황이다. 2023·2024년 카운터포인트는 삼성전자를, 옴디아·IDC는 애플을 연간 출하량 점유율 1위로 꼽았다. 이들 업체는 유통채널별 자료, 추정·보정 모델, 집계 시점, 업체 분류 범위가 제각각인 데다 출하량·실제 판매량 기준도 다르다.
카운터포인트는 2년 연속 삼성전자를 1위로 꼽았다. 2023년 자료에선 삼성전자·애플 출하량 점유율을 반올림할 경우 각각 19%로 동일했다. 하지만 이 업체는 실제 출하 대수를 근거로 삼성전자가 연간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샤오미(12%), 오포(9%), 비보(8%)는 뒤를 이었다. 카운터포인트는 당시 "삼성전자는 2023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스마트폰을 출하하며 세계 1위 스마트폰 업체 자리를 지켰다"고 했다.
2024년에도 카운터포인트 연간 판매량 집계에서 삼성전자는 19%로 애플(18%)을 1%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샤오미는 14%, 오포·비보 각각 8%를 차지했다. 이후 내놓은 2024년 연간 출하량 자료에서도 삼성전자 18.4%, 애플 18.2%로 순서는 다르지 않았다. 카운터포인트는 당시 갤럭시S24 시리즈·갤럭시A 시리즈 수요가 삼성전자를 1위에 올린 것으로 봤다. 갤럭시S24 시리즈가 첫 '인공지능(AI) 스마트폰'으로 인식되면서 전작 실적을 웃돌았고 서유럽·미국에서 호응을 끌어냈다는 분석이다. 반응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반면 옴디아·IDC는 애플의 손을 들어줬다. 옴디아는 2023년 애플이 출하량 2억3260만대로 점유율 20%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출하량 2억2530만대, 점유율 19%로 뒤를 이었다는 것. IDC도 이 기간 애플 2억3460만대·20.1%, 삼성전자 2억2660만대·19.4%로 집계했다.
주시 홍 당시 옴디아 선임리서치매니저는 "애플은 프리미엄 시장에 집중하면서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나빌라 포팔 당시 IDC 리서치디렉터도 "가장 큰 승자는 분명 애플"이라고 못 박았다.
2024년에도 두 기관의 결론은 같았다. 옴디아는 애플 출하량 2억2590만대, 삼성전자 2억2290만대로 집계했다. 반올림한 점유율은 모두 18%였지만 애플이 300만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IDC는 점유율을 각각 애플 18.7%, 삼성 18%로 제시했다. 옴디아는 애플의 4분기 신제품 출시 효과와 삼성전자의 중저가 수요 약화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했다.
작년엔 모두 "애플 1등"…올해는 삼성 '왕좌' 복귀 카운터포인트·옴디아·IDC 집계 결과가 일치한 해는 작년이다. 카운터포인트는 출하량 기준 애플 점유율 20%, 삼성 19%, 샤오미 13%, 비보 8%, 오포 8% 순이라고 발표했다. 옴디아도 애플 출하량이 2억4060만대로 점유율 19%를 차지해 1위를 달렸다는 결과를 내놨다. 삼성전자는 출하량 2억3910만대·점유율 19%로 2위에 그쳤다는 분석이다. IDC도 애플 19.7%, 삼성전자 19.1%, 샤오미 13.1%, 비보 8.2%, 오포 8.1% 순으로 집계했다. 최근 3년간 이들 업체가 집계한 상위 5곳 순서가 모두 일치한 해는 작년뿐이다.
당시 이들 세 업체는 애플의 프리미엄 경쟁력이 성과로 이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카운터포인트는 신흥·중형 시장에서 입지가 확대되고 아이폰16·17 시리즈가 동시에 선전하면서 애플 출하량이 10% 늘었다고 설명했다. 옴디아는 애플이 사상 최대 출하량을 기록해 3년 연속 세계 1위 자리를 지켰다고 평가했다. IDC도 사상 최대 출하량과 아이폰17 시리즈에 힘입은 중국 시장 반등을 선두 배경으로 꼽았다.
삼성전자도 사업보고서를 통해 별도의 시장조사업체 자료를 토대로 자사 스마트폰 점유율을 공개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인용한 테크인사이츠의 수량 기준 시장 점유율은 2023년 19.7%, 2024년 18.3%, 지난해 19.2%로 나타났다. 지난해 점유율의 경우 IDC가 집계한 삼성 점유율(19.1%)과 0.1%포인트 차이에 그쳤다. 다만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엔 애플 등 경쟁사의 점유율이 없어 해당 자료만으로 업체별 경쟁 구도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카운터포인트가 올해 '삼성전자의 역전'을 점치는 배경엔 공급망·부품 조달 경쟁력이 있다. 삼성전자는 광범위한 지역에서 사업을 전개한다. 또 공급망이 탄탄하고 메모리·반도체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시장 침체기에 더 강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이유다.
반면 애플 출하량은 올해 약 2.1% 감소한 뒤 내년에 다시 약 2.8%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은 프리미엄 시장에서 다진 입지, 충성도 높은 고객층, 금융 지원 수단, 핵심 부품 조달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하지만 아이폰18 시리즈 출시가 인상 가능성뿐 아니라 고급형·기본형 모델의 출시 시기 변화가 분기별 수요, 유통재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양 왕 카운터포인트 수석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1위로 복귀할 수 있는 배경엔 자체 부품 역량과 폭넓은 제품군, 기존 이동통신사·유통업체와 구축한 관계가 있다"며 "이를 통해 부품을 확보하고 시장 간 제품을 재배치하며 공급을 유지하는 데 더 큰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가 판매량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수익성에 어느 정도 부담을 감수할 수 있지만 이런 선택을 하더라도 시장 침체기엔 대부분의 경쟁사보다 더 유리한 위치에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