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이후 지방의 장바구니 물가가 서울보다 더 가파르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쇠고기와 돼지고기 등 축산물에 이어 휘발유·경유 가격까지 지방에서 더 큰 폭으로 뛰면서 지역 간 체감물가 차이도 커지고 있다.
23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7월 전국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보다 0.9% 상승했다. 서울은 같은 기간 보합을 기록했다.
특히 축산물 가격 상승폭에서 지역별 차이가 두드러졌다. 전국 축산물 가격은 4.4% 올랐지만 서울은 1.9% 상승하는 데 그쳤다.
국산 쇠고기 가격은 서울에서 2.4% 오른 반면 경남은 13.4%나 올랐고 충북 11.2%, 세종 10.2%, 강원 7.4%, 경북 7.2% 상승했다.
돼지고기도 서울에서는 2.0% 하락했지만 경북은 5.0%, 전남과 세종은 각각 3.4% 올랐다.
장바구니 물가뿐 아니라 기름값에서도 지방의 부담이 더 컸다.
지난달 서울의 휘발유 가격은 10.6%, 경유는 17.8% 상승했다. 반면 전북은 휘발유 13.9%, 경유 23.1%, 경북은 각각 13.8%, 23.3% 올랐다. 충북과 경남도 경유 가격 상승률이 20%를 웃돌았다.
이 같은 흐름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에서도 확인됐다.
7월 서울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5%로 대구·인천과 함께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반면 전북은 3.3%, 충북·경북·경남은 각각 3.2%, 강원은 3.1%를 기록했다.
올해 1월까지만 해도 서울과 전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모두 2.0% 수준이었다. 그러나 중동전쟁 이후 국제유가가 크게 오르면서 4월부터 지역별 상승폭이 엇갈리기 시작했다.
공업제품 가격도 서울보다 지방에서 더 많이 올랐다. 7월 전국 공업제품 물가는 3.7% 상승했지만 서울은 2.8%에 머물렀다.
서울의 물가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작게 나타난 배경에는 소비 구조 차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중교통 이용 비중이 높은 서울은 가계 지출에서 석유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 유가 급등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 반영된다는 분석이다.
지역별 석유제품 가격 상승률 차이는 지난해 가격 수준과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시행 등의 영향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가격이 낮았던 지역일수록 가격 상한선이 적용되는 과정에서 상승률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의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이유로는 정부가 진행한 축산물 할인 행사의 효과가 서울 지역 가격에 더 크게 반영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희선 한경닷컴 기자 gimme_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