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기다려" 빅뱅 귀환에 우르르 몰렸다…고양시 '들썩' [현장+]

입력 2026-08-23 19:37
수정 2026-08-23 19:50

그룹 빅뱅(BIGBANG)의 20주년 콘서트가 열리는 경기 고양시 일대가 팬들의 기대와 설렘으로 들썩였다.

빅뱅은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간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2026~2027 월드투어 'XX : 코스모스(COSMOS)'를 열고 오랜만에 팬들과의 만남에 나섰다.

빅뱅이 콘서트를 여는 건 2017년 '라스트 댄스(LAST DANCE)' 투어 이후 약 9년 만이다.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아 지드래곤·태양·대성 세 멤버는 빅뱅 활동 재개에 뜻을 모았다. 이번 콘서트를 앞두고 지난 19일 신곡 '빅(BiiiG)'을 발표하기도 했다.

빅뱅은 K팝 2세대를 대표하는 팀으로, 지난 20년간 '판타스틱 베이비', '천국', '맨정신', '마지막 인사', '하루 하루', '거짓말', '루저', '투나잇' 등 셀 수 없이 많은 히트곡을 탄생시켰다. 콘서트 개최 전 공개한 곡 '빅'도 발표 직후 음원차트 1위로 직행하며 변함없는 빅뱅의 저력을 실감케 했다.

기다림이 길었던 만큼 팬들의 지지와 응원이 폭발적으로 터졌다. 콘서트 현장은 국내외 팬들로 붐볐다. 오랜만에 빛을 본 구 뱅봉(응원봉 별칭)부터 새로 나온 뱅봉까지 팬들은 양손을 가득 채우고 공연장 주변에서 인증샷을 찍었다. 어느새 고양 일대는 빅뱅 응원봉의 색상인 노란색으로 일렁였다. 지하철 3호선 대화역 인근 식당과 가게는 일제히 빅뱅의 음악을 재생하며 축제 분위기를 더했다.


20년 차 빅뱅 팬이라는 오모(35) 씨는 "20년을 함께 해왔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뭉클하다"면서 이번 공연과 관련해 "10대, 20대, 30대를 함께 해온 아티스트라서 저의 어린 시절과 젊은 시절을 투영해볼 수 있는 기념비적인 콘서트"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그는 첫 티켓 오픈 당시 멤버십 선예매임에도 티켓팅에 실패했다면서 "대중들의 관심과 오랜 시간 빅뱅을 기다려온 팬들의 기대감이 더해져 엄청난 파급력을 보여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음악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현재의 K팝이 있기까지, 빅뱅은 큰 역할을 했다. 이들의 행보를 빼놓고 K팝의 역사를 논하긴 어렵다.

빅뱅은 2012년 '판타스틱 베이비'가 수록된 미니 5집 '얼라이브(ALIVE)'로 한국어 앨범 최초로 '빌보드 200' 메인 차트에 진입했다.

K팝에 대규모 월드투어 개념을 이식한 시초격의 팀이기도 하다. 2012~2013년 첫 월드투어인 '얼라이브 갤럭시 (ALIVE GALAXY)'를 통해 12개국 24개 도시에서 80만 관객을 동원했다. 이후 2015~2016년 '메이드(MADE)' 투어로는 13개국 32개 도시에서 15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해외 아티스트 최초로 일본 6대 돔 투어 및 5년 연속 돔 투어 개최라는 기록을 쓰기도 했다.

오 씨는 "K팝이 지금 입지로 자리를 잡기까지 가장 많은 영향력을 끼친 아티스트라 생각한다. K팝 아이돌 최초로 '메이드' 월드투어가 그 당시 최고성과로 포브스에서 보도되기도 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빅뱅 덕분에 저의 10~30대가 너무 행복했다. 앞으로도 오래 자주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무엇보다 빅뱅의 음악은 많은 이들에게 한 시대를 함께 걸어온 추억으로써 각별하게 여겨지고 있었다.

여성 관객 김모(37) 씨는 "2007년 수능이 끝나고 빅뱅의 '마지막 인사'를 한 곡 반복해서 계속 들었다. 멤버들의 뚜렷한 개성과 자유로운 모습이 멋있었다"면서 "실력으로나 유행을 선도하는 면에서 처음부터 탈 아이돌 급이었다. K팝을 세계에 알린 팀의 중심에 당연히 빅뱅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학생 때부터 팬이었다는 이모(34) 씨는 이번에야 비로소 빅뱅의 무대를 눈앞에서 보게 됐다면서 "중·고등학교 시절 내내 노래를 많이 들었기 때문에 빅뱅 콘서트를 가보는 게 버킷리스트였다. 티켓값이 100만원이어도 아깝지 않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현장에는 빅뱅의 귀환을 직접 보기 위해 온 중국·일본인 팬들이 많았다. 특히 현재 중국에서는 대형 K팝 콘서트 개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유독 중국 팬들이 눈에 띄었다. 이 씨는 "해외 팬이 많아서 놀랐다. 이래서 티켓 구하기가 힘든 거구나 싶었다"면서 "공백이 너무 길었다. 앞으로는 빅뱅으로 음원도 많이 내주고, 공연도 많이 해줬으면 한다. 같이 늙어가고 싶다"며 진한 팬심을 드러냈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지난 21, 22일 공연에는 일별 3만5000명, 이틀간 총 7만여명의 관객이 동원됐다. 23일 마지막 회차까지 더하면 관객 수는 1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빅뱅은 이번 고양 공연을 시작으로 북미·유럽·오세아니아·아시아 등 전 세계 19개 도시에서 총 33회에 걸친 대규모 월드투어에 나선다. 향후 개최 지역이 추가되며, 규모는 더 확대될 예정이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